새해 첫 소식, 성인지교육 의무화
새해 첫 소식, 성인지교육 의무화
  • 최지연 한국교원대 초등교육과 교수
  • 승인 2021.02.03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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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현장
최지연 한국교원대 초등교육과 교수
최지연 한국교원대 초등교육과 교수

 

지난 화요일 교육부 보도자료는 `교원자격검정령'이 일부 개정되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스쿨미투, 텔레그램 N번방 성범죄 사건 등이 사회 문제로 대두됨에 따라 교·사대 등 교원양성 단계부터 예비교원들을 대상으로 성인지 교육을 의무적으로 이수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제 교원자격을 취득하려는 모든 사람은 교원양성 과정을 이수하는 동안 교원양성기관의 장이 실시하는 성인지 교육을 4회 이상 받아야 한다. 이러한 변화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만날 예비교사들이 교사교육 단계에서부터 차근차근 성인지 감수성을 높여간다는 면에서 의미 있다고 할 수 있다.

다른 나라들의 성인지 교육은 어떨까?

지난 1월 핀란드 국영방송 Yle는 2014년 개정 교육과정에서 성별 다양성(gender diversity)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이분법적인 성별 구분 해체를 요구하고 있지만, 여학생과 남학생 간의 전통적인 성역할 구분이 여전히 학교에서 우세하다고 보도하였다.

핀란드 국립보건복지연구소가 실시한 학교 건강 설문 조사에 따르면 약 3%의 학생이 `젠더 소수자(gender minority)'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핀란드의 신임 교육부 장관은 학교는 곧 미래 사회를 형성하기 때문에 진보적인 본보기를 남겨야 한다고 하면서, 정부에서 성 문제를 인지하고 해결책을 모색 중이라고 밝히고 성 평등을 강화할 수 있도록 교사를 위한 교육을 약속하였다.

이러한 새로운 교사 교육 방안은 교사 교육을 제공하는 모든 고등 교육 기관의 대표자가 참석하는 교사교육포럼에서 개발 중이다.

작년 말 아사히신문은 일본 토야마(富山)현립학교의 입학원서 등에서 성별란이 올봄 입시부터 폐지된다고 보도하였다.

자신의 성 정체성에 위화감을 가지고 있는 트랜스젠더 등 성소수자에 대한 배려차원에서 토야마현 교육위원회가 폐지를 결정한 것이다.

문부과학성은 2015년에 성소수자 학생에 대한 배려를 요청하는 통지를 전국의 교육위원회에 보낸 바 있는데 그 후 전국적으로 입학원서에서 성별란 폐지는 잇따르고 있다. 호쿠리쿠(北陸) 지역에서는 후쿠이(福井)현이 2020년 입시부터 폐지하였고, 이시카와(石川)현 역시 올해 입시부터 폐지한다고 한다.

영국은 2020년부터 `성과 인간관계교육(sex and relationships education, SRE)'이 모든 초등학교에서 의무화하기로 결정하였다가 코로나19로 인해 1년 정도 유예기간을 가지고 있다. 의무화를 올가을까지는 늦출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영국 교육부에 따르면 초등학교에서 시행되는 `성과 인간관계교육'은 법적으로 보장되는 평등한 지위를 반영하고, 다양성에 대한 관용과 존중을 장려하며 서로 다른 인간관계를 평등하게 다루도록 한다고 밝혔다. 성소수자 내용을 포함시켜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다소간 논란이 있으나, 성과 인간관계를 폭넓게 가르쳐야 한다는 주장은 수용되고 있다.

새해, 여러 변화가 교육계에서 시도될 것이다.

그 첫 번째 화두가 다양성이다.

인종, 성, 종교 우리는 다양성에 기반한 사회를 지향하고 있다. 다양성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조화롭게 조율하며 화음을 만들어가는 기초가 된다. 그런 화음이 아름답게 연주되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이기도 하다. 교육계의 첫 소식, 성인지 교육 강화 역시 다양성의 강조 일환으로 이해할 수 있다.

올해는 관습이어서 해오던 일들이 고민을 통해 혁신되고, 상처받았던 사람들의 마음이 펴지고 환해질 수 있기를 바라본다.

새해, 새로운 희망을 품어 새해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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