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위로가 필요한 시간
따뜻한 위로가 필요한 시간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0.12.28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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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연지민 부국장
연지민 부국장

 

코로나블루가 2020년을 잠식하면서 세밑을 맞고 있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길고 지루한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여전히 그 위력은 세계인들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 위에 서게 된 지구촌 사람들은 길을 잃었다. 가야 할 곳을 모른 채 길을 가고 있는 현실은 막막하기 그지없다.

그럼에도,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과 새로운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것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코로나19가 가져온 사회변화는 접촉을 극도로 제한하고, 접속이 일상화되는 현실을 강력히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대기업들의 움직임으로도 읽힌다. 자본주의 생리상 가장 민감할 수밖에 없는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접속의 시대를 선점하기 위한 행보에 나섰다. 이 같은 발 빠른 기업들의 운영 전략은 사회구조 재편과 맞물리면서 로봇산업을 앞당기고 있다. 혼밥이니, 혼술이니 하는 자조적 혼자만의 일상이 비대면 사회로 급격히 편입되면서 반도체를 앞세운 접속의 비대면 시대는 인류의 미래가 될 전망이다. 결국, 인간과 인공지능 로봇과 함께 살아갈 날도 머지않았다는 이야기다.

자본의 흐름은 예민하게 산업화에 발을 맞추고 있지만, 사람들의 삶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코로나19에 대한 불안이 가중되면서 안전지대가 사라지고 있고, 불안이 일상을 조여오면서 가까운 미래를 설계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는 있지만, 이 바이러스에서 언제 벗어날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그러는 사이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간신히 버텨온 중소기업들이 몸집을 줄이면서 실업자가 속출하고 있고, 자영업자들은 상점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처지에 맞닥뜨렸다. 지역에선 아르바이트 자리도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지역경제가 위축되었다. 자본의 명암처럼 경제산업은 미래로 달려가고 있지만, 사람들의 현실은 더 열악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각박한 현실에도 코로나블루를 벗어나게 해주는 따뜻한 소식이 전 세계인들을 감동시켰다. 캐나다의 한 마을에서 벌어진 `비밀 산타'의 등장이 길을 잃고 서 있는 지구촌 사람들에게 새로운 시대를 어떻게 가야 할지 그 길을 제시해 주었다.

이 비밀 산타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캐나다 서부 에드먼턴의 마을 주민 400여 명의 집 앞에 봉투를 두고 갔다고 한다. `비밀 산타'(Secret Santa)가 보냈다고 적힌 이 봉투에는 한국 돈 약 21만5천원 상당의 상품권카드와 함께 더 나은 새해가 될 것이라는 희망과 연대를 강조하는 시가 들어 있었다.

끝내 자신의 신원을 공개하고 싶지 않다는 비밀 산타는 “많은 사람이 정말 어려운 한 해를 보냈고 내게는 그들을 도와줄 수단이 있기 때문에 이런 일을 하기로 한 것이다.

내 선물이 사람들에게 세상은 살 만하고 머지않아 더 밝은 미래가 올 것이라는 느낌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는 말로 위로를 전했다. 그의 위로가 희망의 메시지로 다가오는 것은 `함께'라는 가치를 실천으로 보여줬기 때문이다.

경제가 위축되면서 이웃을 돌아보는 마음도 꽁꽁 얼어붙었다. 미래에 대한 불안 심리가 나눔마저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기부금을 모금하는 사회단체들도 예년보다 모금활동이 어렵다는 소식이다.

지금은 지구촌 모두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어렵고 힘든 만큼 누군가의 따뜻한 위로가 필요하다. 서로가 서로에게 위로가 될 때 위기도 희망으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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