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긴급승인 희망과 우려
코로나19 백신 긴급승인 희망과 우려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0.12.14 1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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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연지민 부국장
연지민 부국장

 

미국 식품의약국 FDA가 자문위원회의 권고 하루 만에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의 백신을 긴급승인했다. 이처럼 유례없이 빠른 결정을 두고 여러 말이 오가지만, 그만큼 코로나19의 위험이 미국을 위태롭게 하고 있음을 증거하고 있다.

14일 현재 미국은 코로나19 누적 사망자가 30만 명이 넘어섰고, 하루 확진자 수 22만여 명에 사망자도 3천 명이 훌쩍 넘었다는 소식이다. 전쟁터 못지않게 증가하는 사망자 수로 볼 때 백신 승인 외엔 별다른 해법이 없어 보인다.

미국에 앞서 세계 각국이 백신 긴급사용을 승인한 바 있다. 지난 2일 영국을 시작으로 캐나다, 바레인, 사우디아라비아, 멕시코까지 백신 사용을 승인했으며, 지난 8일 영국에선 세계 최초로 화이자 백신 접종이 이루어졌다.

그럼에도, 미국의 이번 승인 결정은 의미가 또 다르다. 1년여 간 코로나 방역에 실패한 대부분 국가가 백신 치료제에 대한 안전성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의 결정이기 때문이다. 또한, 백신에 대한 안전성을 세계 최고의 의학 권위자들이 인정함으로써 심리적 불안도 덜어주고 있다.

미 보건당국은 FDA의 긴급 승인에 따라 다음 주부터는 백신 접종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접종이 시작되면 내년 2월 말까지 1억 명의 미국인이 백신을 맞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예측도 내놓았다.

그러나 코로나19 종식을 기대하는 희망은 우려를 동반하고 있다. 미국의 긴급승인 소식과 함께 13일 페루에선 중국 제약사 시노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에 참가한 이들 중 한 명이 신경 관련 이상 증상을 보여 임상시험이 일시 중단됐다. 참가자 중 한 명이 팔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길랭-바레 증후군과 비슷한 증상을 보임에 따라 원인 조사에 나섰다고 한다. 결과에 따라 중국 제약사의 백신 사용 여부가 결정 나겠지만 여전히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불안과 불신을 잠식시키지 못하고 있다.

신약에 대한 불안과 불신은 여론조사에도 나타났다. 화이자 백신 임상 3상 시험 결과 95%의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발표에도 미국인의 42%가 백신을 맞을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이는 신약의 임상시험이 데이터로 누적되기엔 부족한 시간이라는 게 이유다. 신약개발의 속도만큼이나 백신에 대한 불안과 불신이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K 방역으로 세계적인 성공 사례가 되는 한국도 백신 사용이 머지않은 듯 하다.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하루 확진자수가 1000명을 넘었고, K 방역도 최대 고비를 맞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에 비하면 코로나 안심국이긴 하지만 죽음의 공포가 커지는 것만은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에서 백신치료제 개발에 주축을 담당하고 있는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이 지난 11일 청주에서 열린 충북지식경영포럼에 참석해 `포스트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자세와 전략'이란 주제로 특강을 가졌다.

서 회장은 “우리나라의 항체치료제와 백신 공급 능력이 전 세계에서 가장 우수하다. 오는 20일쯤 식약처에 코로나19 항체 치료제의 조건부 승인을 신청하겠다”며 백신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전 세계가 코로나19에서 벗어나는 데는 3~4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백신만으로 위기를 극복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말이기도 하다. 코로나가 종식되는 날까지 모든 국민이 방역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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