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탑동에서 살아 있는 역사교육을
청주 탑동에서 살아 있는 역사교육을
  • 김명철 청주 봉명고 교장
  • 승인 2020.12.14 1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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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역사기행
김명철 청주 봉명고 교장
김명철 청주 봉명고 교장

 

인간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교육이다.

그래서 인간의 역사가 시작 이후 국가에서 교육을 가장 중요한 과업으로 생각하고 정책적으로 추진했다. 학교가 만들어지고 공교육이 시작되었다.

학교 교육에서뿐만 아니라 모든 교육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되는 교육이 바로 역사교육이다.

미래 지향적 역사교육을 위해서 어떤 방안이 가장 바람직한 방안일까?

많은 학자가 교과서의 편찬 주체에 관한 문제보다 내용적인 문제에 주목하고 있다.

국가사 중심에서 지역사를 적극적으로 교육과정에 포함시킬 필요성을 제기해 왔다. 지역사는 개인의 삶과 구체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학생들이 배우고 있는 2015 교육과정에서도 국가 수준의 공통성과 지역, 학교 개인 수준의 다양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교육과정을 추구하고 있다. 학생들은 지역사와 현대사 학습을 통해 과거 시간 속의 인간들이 그 시대 조건 속에서 어떤 삶을 꾸려나갔는지를 알고, 동시에 과거 사실을 바탕으로 하여 내가 왜 지금 이곳에 이러한 모습으로 있는지를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필자는 우리 고장 청주의 탑동을 주목하게 된다. 청주의 유명한 육거리 시장에서 동쪽으로 난 언덕길을 오르면 현재는 아파트 공사로 주변이 어지럽게 되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지막한 담벼락과 정감 가는 대문, 시간이 멈춘 듯 고요한 분위기가 정갈한 느낌을 주는 마을이었다. 입구에는 `청주 현풍곽씨 효자비 및 묘소'라는 안내판이 있어 이곳이 역사적 의미를 간직한 장소임을 다시 한번 알 수 있다.

청주 현풍곽씨 효자비는 충청북도 기념물 제139호로 현풍곽씨 집안의 선조 가운데 부모에게 효도해 순조 17년에 효자문이 내려진 곽여찬을 비롯해 그의 아들 부부인 곽진은과 이천이씨, 손자, 증손자까지 4대에 걸친 5인의 효행을 기리어 세운 효자비다.

4대에 걸쳐 효자비를 받았다니, 곽씨 집안뿐 아니라 청주고을 전체의 영광스런 역사가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어 어깨가 으쓱해진다. 효자비를 마주하니 부모를 공경하고 효를 다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새삼 생각해볼 수 있었다.

효자각 뒤에 하늘에 닿을 듯 당당한 모습의 청주 탑동 오층 석탑이 우뚝 서 있다.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25호이자 마을 이름 `탑동'유래의 주인공이다. 학자에 따라 약간씩 다르게 평가하지만 통일신라 말기부터 고려 초기에 건립되었다. 오층 석탑은 높이 3.26m인데, 원래는 서쪽 4m 지점에 무너져 있는 것을 지금의 자리로 옮겨온 것이라고 한다. 거친 듯 보이면서도 부드러움이 공존하는 석탑으로 묘한 매력의 이 석탑은 원래 높이는 6m 이상으로 추측한다.

특히 탑의 몸에 새겨진 4분의 부처님의 모습은 부드러운 선을 보여주고 있어서 반전 매력이 있는 문화재라고 많은 이들이 칭찬한다. 이렇게 멋있는 문화재가 있으니 탑동이라는 마을 이름이 유래한 것도 당연하다.

주말에는 `워킹스루'로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면서 탑동 답사를 해보자.

육거리시장 구경도 하고, 내가 사는 마을의 유래도 알고, 문화재도 만남으로써 의미 있고 알찬 시간이 될 것이다. 아울러 역사의 주체로서 자기를 인식하는 방향으로 살아 있는 역사 학습이 될 것이다.

역사가 단순히 지식이나 흥미가 아니라 자기 문제로 인식하는 데는 자신이 살고 있는 삶의 터전인 지역사와 현대사를 통해서 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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