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지 않아도 취기 오르는 듯
마시지 않아도 취기 오르는 듯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0.12.10 2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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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 그곳에 가다-충북의 미래유산을 찾아
⑧ 보은 옛 회인양조장
굳게 닫힌 문 … 간판마저 사라져
그래도 오늘은 술친구 생각나네
옛 회인양조장 외·내부 모습.
옛 회인양조장 외·내부 모습.

 

`술 익는 마을'에는 `술'이 들어 있다.

`술'을 마시지 않아도 취기가 오른다.

양조장이란 말로도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진다.

막걸리 냄새가 물씬 풍길 것만 같은 그런.

술에 대한 기대감으로 찾은 회인양조장은

그러나 굳게 문이 닫혀 있었다.

술을 빚는 기계도, 사람의 발길도 끊긴 채

시대의 변화를 이겨내지 못하고 멈춰 있다.

유난히 옆으로 긴 양조장 건물,

그 건물을 감싸고 돌아가니 낮은 담장 옆에

크고 둥근 술독이 주인처럼 앉아있다.

툭툭, 배 한번 두드려주고 빠끔 열려 있는

나무 문안으로 들어서니 사람의 흔적이 있다.

벽면에 대형거울, 작업복, 플라스틱 바가지가

나란히 멈춘 시계처럼 걸려 있다.

이제는 간판마저 사라진 회인양조장이지만,

그래도 술친구가 생각나는 날이다.

/연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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