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과 코로나19 마지막 힘을 모을 때
수능과 코로나19 마지막 힘을 모을 때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0.11.30 20: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청논단
연지민 부국장
연지민 부국장

 

우리나라의 한 해 큰 행사 중 하나가 수학능력시험이다.

고등학생들이 대학을 가기 위해 통과의례처럼 치르는 수능시험은 교육열이 유독 높은 한국에서 연말을 장식하는 뉴스이기도 하다.

그도 그럴 것이 교육 정책이 대학진학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자녀를 둔 부모에게는 수능시험이 남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전국의 학부모가 이날은 같이 긴장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능일 아침부터 벌어지는 학생들의 움직임은 속보로 보도되고, 시험을 마치도 돌아오는 모습까지 앵글에 잡아 전파를 탄다. 시험의 난이도가 화제가 되고, 시험을 끝낸 학생들의 홀가분함이 화제 영상으로 올라오지만, 뉴스의 기저에는 여전히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이 미래를 보장받는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묵시적으로 확인하게 된다.

자본주의 경쟁사회에서 일등 제일주의가 사라지긴 요원한 일이겠지만, 경쟁 속으로 몰아넣는 한국 교육의 현실은 오랫동안 개선 요구를 받아왔다.

그럼에도, 현실은 녹록지 않다. 교육정책의 변화는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다, 초중고로 이어지는 교육 체계가 합의를 끌어내지 못하면서 교육의 일등주의도 여전히 유효하게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올해도 수능 시즌이 돌아왔다.

코로나19라는 엄중한 시기에 전국에서 49만명의 수험생들이 시험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다.

코로나19가 거세게 재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시험을 강행하는 일이만만치 않지만, 수능은 더 미룰 수 없는 일이 되었다. 애초 11월 예정일을 한 차례 넘기고 12월 3일로 확정한 수능일이기에 코로나19 재확산에도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불가피한 현실이다.

교육 당국은 비상이다. 수능을 앞두고 전염병의 재확산이 무작위 감염으로 나타나고, 겨울 추위까지 닥치면서 점검해야 할 것도 많아졌다. 특히 학생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밀집 교실에 대한 불안도 가중되고 있다. 교육 당국은 수능을 대비하기 위해 시험실을 대폭 늘리고, 확진자와 자가격리 수험생을 위한 시험공간을 마련하고, 시험 감독을 관리하는 인력 충원까지 점검하며 비상상황에 전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이처럼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한 올해는 예외 없이 대면 수업이 주로 이루어지던 교육계도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1년 가까이 대면과 비대면을 오락가락하는 하는 사이 학생도 학부모도 어렵게 학교생활을 해야 했다. 교사들 역시 학생을 가르치는 일보다 텔레마케터가 된 기분으로 보냈다는 소회이고 보면 코로나19가 우리의 일상생활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쳤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그나마 일상이 멈추서는 위기의 상황에서 교육계는 IT 강국답게 화상 수업으로 대체하고, 격일제 수업, 격주 수업 등 다양한 방식으로 힘겹게 교육 현장을 지켜왔다. 불안 요소가 제거되지 않는 상황에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순간순간 잘 버텨왔다.

수능을 전후로 코로나19의 고비를 넘기는 일이 또 하나의 과제가 되었지만, 이후 우리나라의 교육정책도 코로나19에 맞춰 새롭게 수립되어야 할 것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30일 언론 브리핑에서 언제 끝날지 모를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올겨울이 최대의 고비가 될 것이라며 국민의 협조를 당부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으로 일상의 불편이 가중되겠지만 힘든 시기를 함께 극복하겠다는 국민의 의지로 필요한 때다. 모두의 안전을 위해 마지막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