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 `우분투'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 `우분투'
  • 장민정 시인
  • 승인 2020.11.29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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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의 한가운데
장민정 시인
장민정 시인

 

날씨가 추워졌다. 세찬 바람에 미세먼지 담뿍 낀 회색빛 하늘의 초겨울 날씨만으로도 우리의 기분은 가라앉기 마련인데 코로나의 횡포는 날이 갈수록 자자들 낌새조차 없다.

하루 확진자 500여명, 어쩌면 하루에 1000여명으로 번질 것이라는 공포 속에서 사람들은 전전긍긍하며 두문불출 중이다.

맞물려 돌아가는 사회구조 여기저기서 삐그덕거리는 비명이 한창이다.

오죽하면 정부에서 재차 지원금을 쏟아붓고도 또 3차 지원금을 모색하고 있을까?

영세업자를 비롯한 사회 여러 곳에서의 비명은 물론, 우리 아이들 문제도 크다.

학교에 입학했다면 운동장에서 뛰어놀고 함께 공부도 해야 할 것을, 온라인수업을 한다니 부모들의 수준에 따라 아이들의 수준이 결정 지어지는 사태가 당혹스럽다는 선생님의 하소연도 들린다.

하루빨리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노력해야 한다면 우리는 어떤 마음으로 임해야 할까?

오래전에 들었던 얘기다. 아프리카 부족을 연구하던 인류학자가 딸기 한 바구니를 저만치에 놓고 그곳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제일 빨리 뛰어간 사람 한 명에게만 딸기 한 바구니를 다 주겠다.”라고 하였다.

그리고 배고픈 아이들이니까 정신없이 뛸 것이라고 생각했다.

먼저 딸기 바구니를 손에 넣으려고 죽기 살기로 뛸 것이라 굳게 믿었으므로.

그러나 그곳 아이들은 달랐다. 서로 약속이나 한 듯 손에 손을 잡고 함께 뛰어가서 함께 나누어 먹는 것이었다.

이에 학자는 물었다. “왜 같이 뛰었니? 제일 먼저 달려가면 혼자 다 먹을 수 있었을텐데? 너희들은 그렇게 하지 않고 왜 같이 뛰었지?”라고 말하자, 아이들이 합창하듯 외쳤다.

“ubuntu(우분투)!” 아프리카어로 “당신이 있고 내가 있다.”라는 의미의 말이다.

우분트!를 합창하듯 소리내면서 아이들은 또 말했다.

“다른 아이들이 다 슬픈데 어떻게 나만 기쁠 수가 있겠어요?”라고. 우분투! 당신이 있기에 내가 있다. 코로나19의 시대에 이 말은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모두가 힘든 시간이다.

경제적으로도 어렵고 정신적으로도 어렵다.

이 어려운 지경에 내가 가진 것, 조금이라도 이웃과 나눈다면 코로나 전국도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

상대방을 사랑하고 배려할 줄 아는 아프리카 사람들은 비록 가난하지만 행복지수가 우리보다 훨씬 높은 이유가 아닐까 싶다.

우분투!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 “우분투”.

검은 얼굴에 하얀 이를 내보이며 웃고 있는 천진한 아이들을 떠올려 본다.

어린이들이 어릴 때부터 경쟁하게 하고, 줄 세우는 일에 내 모는 우리 사회를 되돌아보게 하는 이야기이다.

어렵지만 힘든 이웃의 손을 잡아주는 위로 또한 서슴지 않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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