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 김성일 보은 아곡 은성교회 담임목사
  • 승인 2020.11.19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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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자의 목소리
김성일 보은 아곡 은성교회 담임목사

 

코로나로 참 많이 힘든 시기를 지내고 있습니다.

어느 누구도 이 코로나로 자유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저희 교회에서도 코로나 때문에 어려운 시기를 지내고 있는데 그중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교회 식당에서 공동체 식사를 하지 못한지가 9개월째 들어가고 있습니다. 홀로 지내시는 어르신들부터 한 주간 제대로 식사다운 식사를 못한 분들과 모든 성도들의 따뜻한 공동체 주일 한 끼 식사가 멈추어서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교회 식당은 오랫동안 식사를 하지 못하고 비워져 있었는데 어느 날 교회식당에서 무언가를 열심히 하는 집사님을 발견했습니다. 집사님은 바닥에 흥건한 물기를 닦고 계셨습니다. 어디선가 새어나온 물을 닦고 계신다고 하시는데 아마도 냉온수기가 고장 난 것 같다시며 수리를 해야 할 것 같다고 하십니다.

참 이상하다 했습니다. 분명히 식사가 멈추면서 사용도 하지 않았는데 왜 멀쩡한 냉온수기가 고장이 났을까 하며 의아해하고 있는 저에게 집사님께서 의미심장한 말씀을 하십니다.

“목사님~ 사람이고 물건이고 아무것도 안 하고 안 쓰면 고장나유~”

어쩌면 참 힘든 시기 우리에게 꼭 필요한 도전이 되고 소망이 되는 이야기인 줄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시골 빈집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저희 교회 옆집도 비어 있는데 참 신기하게도 사람이 살다가 살지 않는 빈집이 되면 그 모습 그대로 유지 되는 게 아니고 여기저기 고장 나고 사람이 살지 못하도록 변해 가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래서 요즘은 시골 빈집도 싼 월세라도 내놓고 있는 형편입니다.

그랬습니다. 아름다운 화단을 가장 손쉽게 망치는 길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관심도 생각도 일도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금세 화단을 망칠 수 있지요. 지금 우리의 환경과 상황과 조건은 어찌 보면 대면하여 관계하는 일들은 멈출 수밖에 없는 그러한 현실에 처해져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오죽하면 지금의 현실을 비꼬듯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라는 신종 명언도 나오고 있는 때입니다. 하지만 상황이나 때가 어렵다고 지금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정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를 위한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의 목적은 우리를 구원하시고 거룩하게 하여 선한 일을 열심히 하는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 되게 하려는데 있습니다.

낙심하고 절망하며 멈추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는 패배감에 사로잡혀 있지 말고 열심을 내었으면 좋겠습니다. 선한 일을 향한 우리의 방향만 변하지 않는다면 지금의 현실에서 충분히 도우시는 하나님의 은혜, 즉 예수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다시 일어 설 수 있을 것입니다. 저희 교회도 식사는 못하지만 대체하여 도시락도 김밥도 치킨도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일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자 다시 일어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기도하며 최선을 다하여 열심을 내시는 귀한 분들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하나님께서 반드시 도우실 것입니다. 하나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

“그가 우리를 대신하여 자신을 주심은 모든 불법에서 우리를 속량하시고 우리를 깨끗하게 하사 선한 일을 열심히 하는 자기 백성이 되게 하려 하심이라.”(딛 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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