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三寶)와 속리산 법주사
삼보(三寶)와 속리산 법주사
  • 김명철 청주 봉명고 교장
  • 승인 2020.11.16 1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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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역사기행
김명철 청주 봉명고 교장
김명철 청주 봉명고 교장

 

코로나19로 인해 답답한 만큼 2020년 단풍은 더더욱 붉고 곱다. 다른 어느 계절에서도 느낄 수 없는 쓸쓸함과 외로움을 느끼는 시절이 바로 가을이다. 단풍이 아름답게 물든 산사를 찾아 천천히 걸으면 인간 본연의 고독이 몰려온다. 그래서 시인은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라 노래했는지도 모르겠다.

불교의 핵심을 불(佛)·법(法)·승(僧)으로 설명한다. 이것을 삼보(三寶)라 하는데, 부처님(佛)과 부처님의 가르침(法)과 그 가르침을 전하는 스님들(僧)을 말한다. 삼보는 불교의 핵심이요 정점이자 바탕이다. 우리나라의 많은 사찰 가운데 이 삼보를 상징하는 절들이 있다. 이른바 `삼보사찰'(三寶寺刹)이다. 석가모니의 사리가 모셔져 있는 통도사는 `불보사찰'이다. 석가모니 가르침의 총화라고 할 수 있는 팔만대장경이 봉안되어 있는 해인사는 `법보사찰'이다. 고려시대부터 국사(國師)를 지낸 고승 16명을 배출한 송광사는 `승보사찰'이다.

충청북도 보은군 속리산면 속리산에는 2009년 12월에 사적 제503호로 지정되었으며, 2018년 6월에 `산사, 한국의 산지 승원(Sansa, Buddhist Mountain Monasteries in Korea)'이라는 명칭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사찰이 있다. 553년(신라 진흥왕 14)에 의신(義信)이 창건한 대한불교조계종 제5교구 본사 법주사(法住寺)다.

절 이름을 법주사라 한 것은 처음 창건한 의신이 서역으로부터 돌아올 때 나귀에 불경(法)을 싣고 와서 이곳에 머물렀다(住)는 설화에서 유래한다. 그러나 법주사는 진표와 그의 제자들에 의하여 미륵신앙의 중심 도량이 됨으로써 대찰의 규모를 갖추게 되었다. 왕실의 지원으로 8차례의 중수를 거쳐 60여 동의 건물과 70여 개의 암자를 거느린 대찰이 되었다. 그러나 임진왜란으로 사찰 전체가 전소된 것을 1605년(선조 38)부터 1626년(인조 4)까지 20년간 유정대사가 법주사의 상징과 같은 건물인 팔상전을 중건하였다. 1624년(인조 2)에도 벽암(碧巖)이 여러 건물을 중창했으며, 그 뒤 수차례의 중건과 중수를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

법주사에 가면 반드시 확인해야 할 국가지정문화재로는 국보 제5호인 쌍사자 석등(法住寺雙獅子石燈)을 비롯해 국보 제64호인 석련지(法住寺石蓮池)가 있고, 보물 제15호인 사천왕 석등(法住寺四天王石燈), 보물 제216호인 마애여래의상(法住寺磨崖如倚像), 보물 제848호인 신법 천문도 병풍(新法天文圖屛風), 보물 제1259호인 괘불탱, 보물 제1417호인 석조희견보살입상 등이 있다. 아울러 충청북도 유형문화재로는 제16호인 세존사리탑을 비롯해 제46호 사천왕문, 제70호인 석조(石槽), 제71호인 벽암대사비(碧巖大師碑), 제79호인 자정국존비(慈淨國尊碑) 등도 꼭 확인해서 공부하면 좋을 것이다.

최근에 걷기 열풍과 관련해 이곳에 아름다운 세조길이 열려 있다. 가족과 함께 문장대로 오르는 길에 산책하듯이 단풍을 구경하며 걷다 보면 자연과 하나 되는 가을의 정취를 마음껏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이 단풍이 곱게 물든 가을 산사를 즐겨 찾는다. 단풍과 더불어 삼보를 삶 속에 깊이 받아들이는 삼보에 귀의하면 더 좋겠다. 우리나라에 많은 불교 신자들이 있지만 아무리 불교에 해박하더라도 `삼보에 돌아가 의지하겠다'는 생각을 갖지 않은 사람은 참된 불교 신자가 아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가르침에 대한 깨달음을 삶 속에서 실천하고 이웃에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람이 진정한 신자의 모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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