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해? 여자목소리는 들리는데 남자목소리는 안 들린다고?
장난해? 여자목소리는 들리는데 남자목소리는 안 들린다고?
  • 김태선 충북자연과학교육원 전시체험부장
  • 승인 2020.09.09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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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김태선 충북자연과학교육원 전시체험부장
김태선 충북자연과학교육원 전시체험부장

 

인간의 오감 중 하나인 `소리'는 많은 독특함을 가지고 있다. 지난 칼럼, 녹음한 내 목소리도 이상하고, 분명 같이 떠들었는데 남학생만 혼나기도 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남자목소리만 쏙 골라서 아예 안 들릴 수도 있나?

필자는 그동안 특수교육원에 근무하면서,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돕는 각종 보조공학기기가 과학적 발전과 얼마나 밀접한지 체험할 수 있었다. 이제 다시 과학 관련 업무로 자리를 옮기면서, 복지국가의 모토라고 할 수 있는 `모두가 행복한 사회'에 과학이 기여하는 긍정적 발전을 기대해본다.

다시 우리의 주제로 돌아가 보자. 정말 그럴 수 있을까? 남자 목소리만 골라서 안 들린다고? `아니,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남자들이 이야기하면 대꾸하기 귀찮으니까 못 들은 척하는 거 아냐? 매너가 없네. 어떻게 듣기 싫다고 못 들은 척할까?'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혹 유사한 사례를 경험해도 `에이, 이런 문제로 왈가왈부하는 것도 그러니 그냥 지나가자'하고 생각한 경우는 없었을까?

실제로 이런 사례가 많이 있는 것은 아니다.

난청과 관련한 약 1만2000건의 사례 중 1건 정도가 이에 해당한다. 그렇지만 증상이 보고되지 않아서, 자신이 이런 청각 장애가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지나갔을 수도 있다(The Hearing Review, 2003.11.4., Changing with the Tim

es: Managing Low-Freq

uency Hearing Loss).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어떤가?

혹 이 경우에 해당하는데 모르고 있지는 않은가? 이는 청각 장애 질병 중 하나인 역경사형 난청(RSHL, Reverse-Slope Hearing Loss)의 증상이다.

다음 증상이 있다면 고민해볼 일이다.(The Hearing Center, 2018. 3.1., Reverst-Slope Hearing Loss).

- 전화 통화를 할 때는 특히 잘 이해하지 못한다. 선명함을 담당하는 자음은 더 높은 주파수이지만, 볼륨을 제공하는 모음은 저주파이기 때문이다. 대면하여 이야기할 때는 선명한 자음 덕에 어렵지 않으나 전화할 때는 볼륨이 크게 작용하므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 남성이 아닌 여성과 어린이의 목소리가 더 잘 들린다. 여성의 목소리는 고주파(200~250Hz)이며 남성의 목소리는 저주파(100~150Hz)이다. 일반적인 청력 손실은 고주파 소리를 못 듣는 특징을 지녔는데, 이와 반대되는 경향을 지녀 역경사형 난청이라고 불린다.

- 천둥소리나 냉장고가 윙윙거리는 소리를 듣지 못한다. 이러한 소리는 저주파이기 때문에 냉장고 옆에서도 윙윙거리는 소리를 듣지 못하여 전원이 켜져 있는지 아닌지 알 수 없다. 대부분 시끄러운 소리나 노화에 따라 발생하는 일반적인 고주파 청력 손실과 달리, 저주파 청력 손실은 유전적 요인, 바이러스 감염, 신부전, 척추 및 전신마취의 경우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지 일상의 불편을 겪는 난청을 넘어서는 극단적인 사례가 있다.

중국 샤먼에 사는 여성, 첸(Chen)은 스트레스와 피로를 겪어, 메스꺼움과 이명이 들렸다. 잠을 푹 자고 일어나면 괜찮겠지 하고 자고 일어난 다음 날, 이 여성은 남자친구를 포함한 모든 남성의 목소리를 전혀 들을 수 없었다고 한다(Dailly Mail, 2019.1.9.).

얼마나 놀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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