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데미안
  • 오승교 진천교육도서관 사서
  • 승인 2020.09.07 20: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서가 말하는 행복한 책읽기
오승교 진천교육도서관 사서
오승교 진천교육도서관 사서

 

인생의 암흑기 같던 시절은 누구에게나 있다. 친구들과의 만남이 즐겁지 않고 가족의 관심은 부담이 되고 자존감이 바닥에 떨어졌던 시기가 있었다. 그 시기를 겪고 난 후 내 모습은 놀랍도록 달라져 있었다. 아픈 만큼 성숙한 동시에 성장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도서 `데미안'(헤르만 헤세 저)은 평온한 집에서 살고 있던 에밀 싱클레어라는 주인공의 성장기를 쓴 소설이다. 10살이던 싱클레어는 친구들 앞에서 한 번의 허세를 부렸다가 프란츠크로머라는 친구에게 약점을 잡힌다. 이 약점으로 악의 세계에 빠져들게 된다. 이때 악의 세계에서 구원해준 데미안을 만나게 된다. 데미안과의 많은 대화를 통해 새로운 세상을 알게 된다. 소설을 통해 나는 두 가지를 느낄 수 있었다.

첫째 주인공 싱클레어를 통해 한 인간이 다양한 어려움과 경험을 통해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소설의 핵심 문구이다. 10살의 싱클레어, 김나지움에서의 싱클레어, 그리고 대학생 싱클레어 모두 같은 사람이다. 매 시기 다양한 경험을 통해 알을 깨고 새로운 세계로 나온다. 마침내 내면의 깊은 소리를 듣고 깨닫게 된 완성된 인간으로서 싱클레어의 성장을 보여준다.

둘째 소설의 시대적 배경이다. 소설에서 데미안이 싱클레어에게 카인과 아벨 이야기를 한다. 보통 우리가 아는 카인은 악이고 아벨은 선으로 분리되어 있다. 소설 속 데미안은 싱클레어에게 카인이 꼭 악이 아닐 수도 있다고 말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선과 악이 반드시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어쩌면 사람들이 용기 있고 대담한 카인을 두려워했기에 악으로 분리했다고 한다. 저자는 1차 세계대전 당시 군포로 구호 기관에서 일을 했었다. 조국의 전쟁에 반대했고 반대하는 글을 많이 발표했다. 독일은 아벨이고 절대적 선으로 적국은 악이고 카인으로 분리된 시기였다. 독일 청년들에게 절대적 선이라고 믿는 조국이 적에겐 절대적 악이 될 수 있음을 말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한다. 우리의 조국도 틀릴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데미안'은 싱클레어를 통해 인간이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동시에 성장하기 위해선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현상과 상황에 대해서 비판적인 사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금 우리 사회 역시 다양한 분야에서의 치열한 사회를 살아가고 있다. 내 말만이 정답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의 알을 깨기 위해서 먼저 자기 자신에게 엄격해야 한다. 또한 항상 틀릴 수 있고,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할 때 발전한 세계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