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똑! 저, 외계인인데요
똑똑똑! 저, 외계인인데요
  • 한강식 속리산중 교사
  • 승인 2020.07.29 17: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한강식 속리산중 교사
한강식 속리산중 교사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지는 못했지만, 올해 3월 초에 SETI@HOME프로젝트가 종료되었다.

SETI란 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의 약자로 외계 지적 생명체를 탐사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말한다.

미국의 전파천문학자인 드레이크는 1960년대에 외계 지적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을 계산하기 위한 이른바 `드레이크 방정식'을 제안하였다.

이 방정식은 별이 행성을 거느릴 가능성, 생명체의 탄생 확률, 통신이 가능할 정도의 지적 생명체를 형성할 가능성 등을 변수로 가지고 있다.

대부분 정확한 값을 알 길이 없는 미지의 변수들이므로 다양한 예측값들이 존재하는데, 드레이크 본인은 외계 지적 생명체가 존재하는 행성의 개수는 10개일 것으로 예측하였다.

1960년대 전파천문학의 시작은 외계 지적 생명체가 보내는 신호를 수신할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빛 중에서 가장 긴 파장을 가지는 전파는 다른 영역의 빛들에 비해 먼지나 가스를 만나더라도 투과력이 높다. 외계 지적 생명체가 먼 거리까지 통신을 시도한다면 아마도 전파를 사용할 것을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드레이크를 비롯한 천문학자들은 전파를 이용해 외계 지적 생명체를 찾고자 1960년대 이후 서로 다른 이름의 SETI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곧 외계 지적 생명체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 1984년에는 미국의 NASA를 비롯한 국가의 지원을 받는 프로젝트로까지 발전했지만, 이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며 국가 지원은 점차 축소 및 중단되었다.

하지만 1994년에는 62개 나라의 천문학 회원들로 구성된 SETI리그가 출범해 하늘 전체를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등 민간에서의 연구는 계속되었다.

1999년에는 SETI@HOM E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엄청난 양의 전파 신호를 슈퍼컴퓨터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게 되자, 분산 컴퓨팅 기술을 이용해 가정집의 컴퓨터들을 데이터 분석을 위한 도구로 활용하는 프로젝트가 가동되었다.

한때 전세계에서 100만대 이상의 컴퓨터가 참여하였지만 21년간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결국 운영 주체인 UC 버클리 대학이 올해 3월 말 프로젝트 중단을 선언하였다.

물론 SETI@HOME의 중단일 뿐, 외계 지적 생명체를 찾기 위한 SETI프로젝트는 과학 기술의 발전과 함께 여전히 진행형이다.

학창시절 필자의 컴퓨터에도 SETI@HOME을 위한 프로그램이 설치되어 있었다.

혹시 외계 지적 생명체가 탐사된다면 논문 한켠에 이름을 올릴수 있을까 하는 야무진 상상을 하며, 하루가 멀다하고 데이터 처리량 순위를 확인했던 일들이 떠오른다.

가장 영향력 있는 천문학 대중서인 `코스모스'의 저자 칼세이건은 “이 우주에 인간만이 존재한다는 것은 엄청난 공간 낭비일 것이다”는 말을 남겼다.

그의 말을 믿는다면, 우리는 언젠가 그리고 반드시 외계 지적 생명체와 조우할 것이다. SETI@HOME은 종료되었지만 인간의 호기심과 상상력까지 종료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