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노인이 된다
우리는 모두 노인이 된다
  • 최영순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교수
  • 승인 2020.07.28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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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최영순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교수
최영순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교수

 

우리 사회에서는 65세 이상 인구를 통상 노인이라 칭하는데, 이 인구가 20%를 넘어가면 초고령사회가 된다. 우리나라의 현 사망률 및 출산율 추세로 보면 2026년에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될 것이다.

곧 다가올 초고령사회에서는 1차 베이비붐 세대가 대부분 노인이 될 것이다. 이 세대는 우리 전쟁 직후인 1955년부터 가족계획정책이 시행되기 시작한 1963년까지 출생자이다. 통상 1차 베이비붐 세대라고 하며 730만 명이다. 이들은 1970년 말부터 1980년대 초에 직장생활을 시작했고, 우리 경제 성장에 기여한 한국경제발전의 주역이다. 이 베이비부머들은 산업화를 거쳐 민주화 과정을 지켜보며 살아낸 고단했던 세대이다.

이 베이비붐 세대의 가장 큰 숙제는 누가 뭐라고 해도 노부모 부양과 자식들 취·창업 독립이다. 어찌 보면 가정 사회경제적으로 상당한 희생을 강요당한 세대로서, 위를 보아도 아래를 보아도 깜깜하기만 할 것이다.

현재, 우리의 베이비부머들은 중증질환을 가진 부모를 어떻게 간병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크다. 그들의 노부모는 요양병원, 요양원 입원을 싫어한다. 그 정도가 혐오에 가깝다. 이 노부모들은 “요양병원과 요양원에 들어가면 죽기 전엔 나올 수 없다”는 그들만의 인식이 있다. 이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일부 마음이 약한 자식들은 부모의 집에서 또는 자가에서 간병을 시작했다가 가족 간 불화를 겪기도 하고 가족이 해체될 위기에 놓이기도 한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이 도입되어 재가 방문요양과 주간보호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나, 서비스 시간이 제한적이다. 특히, 중증 심혈관질환, 치매 망상 등이 진행되는 경우 가정에서 돌보다가 가족도 소진된다.

결국 요양병원 또는 요양원으로 보내야 하는데, 환자가 의식이 있는 경우 의사결정이 참으로 힘들다. 그러다 보니 환자는 자식을 원망하고 자식은 부모를 야속하게 여기기도 한다. 때론 죄책감까지 느끼게 된다.

이즈음 어느 지역이라고 할 것 없이 많이 볼 수 있는 건물의 간판이 요양병원, 요양원, 노인주간보호소, 재가 방문요양센터이다. 최근에 노인환자의 주간보호소와 재가방문서비스 이용에 대한 반감은 많이 줄었다고 한다. 다행이다. 그러나 요양병원과 요양원에 대한 노인들의 인식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그들이 그리도 가기 싫어하는 요양병원과 요양원의 본인부담금조차도 준비하기 어려운 개인이나 자식이 많음은 또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이렇게 노인병원이나 요양원이 혐오 대상 시설일 이유는 없다. 오히려 가정에서 돌보다 발생할 위험을 더 많이 낮춘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노인 환자들이 갖는 합리적이며 객관적인 사고가 아닌 왜곡된 강한 신념을 어찌할 것인가? 너무나 원론적인 대안이겠으나, 조금 더 대상자 친화적인 즉, 가정과 같은 따뜻하고 편안한 환경이 마련되길 바래본다.

앞으로 초고령사회를 이루는 노인이 될 베이비부머, 그들의 건강문제 해결은 오롯이 본인들의 몫이 될 것이다. 그 자녀들은 그들보다 더 취업하기 힘든 저성장 사회를 살아야되기 때문에 부모 부양 또는 건강문제 해결을 할 심리적 및 경제적 여유가 많지 않다.

이제 국가사회는 국민의 노후와 노인 건강문제 해결을 위한 보다 더 촘촘한 준비를 할 때이다. 우리의 베이비부머들이 노인이 되고 건강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는 본인이 원하는 시설을 자유롭게 기쁘게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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