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눈에 들보, 남의 눈에 티
내 눈에 들보, 남의 눈에 티
  • 김성일 보은 아곡 은성교회 담임목사
  • 승인 2020.06.11 1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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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자의 목소리
김성일 보은 아곡 은성교회 담임목사
김성일 보은 아곡 은성교회 담임목사

 

아내가 잘 못 듣는 것 같습니다. 아내의 귀가 심각함을 느끼고 의사와 상담을 했습니다. “상처주지 않고 아내의 상태를 확인할 방법은 없나요?” 의사는 좋은 방법을 알려주었습니다. 대화거리 측정법. 현관에서부터 바로 등 뒤까지 무엇이든 물어보고 답을 제대로 하는지를 체크하는 방법입니다.

시린 가슴 쓸어내리며 현관에서 아내를 불렀습니다. 구수한 된장찌개 냄새를 맡고선 “여보~ 오늘 저녁 찌개는 뭐야?” “……”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답이 없습니다. 주방입구에서 다시 묻습니다. “여보~ 나왔어~ 오늘 저녁 찌개는 뭐야~~?” “……”

아니 이럴 수가 답이 없습니다. 이렇게나 심각했나, 너무 무심한 게 아니었나 막 자책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요즘은 의학이 좋아졌으니 `그래~ 걱정하지마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치료해 줄게'라고 마음 속으로 굳게 다짐했습니다. 칼질을 하고 있는 아내를 뒤에서 안으며 아내의 귀에 대고 물었습니다. “여보 나왔어~오늘 저녁 찌개는 뭐야~?” 그러자 이제서야 반응이 왔습니다. 아내는 칼질을 하던 손을 멈추고 내게 획 돌아서더니, 칼을 든 채로 소리를 빽 지르며 “된장찌개라고 몇 번을 말해~ 귓구멍이 막혔어?”

에구구~ 그랬습니다. 아내가 아니라 제 귀에 문제가 있었던 것입니다.

하하하~ 우리 집 얘기는 아니고요. 설교시간에 했던 예화입니다.

하나님과의 소통은 잘 들을 줄 알아야 한다는 설교 중 나누었던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 예화와 같은 일들이 코로나19로 인해 너무도 힘든 날들을 지내고 있는 우리 주변에 너무나도 많이 일어나는 것 같아 마음이 참 답답한 때가 많습니다.

말이 엄청나게 많은 때가 되었습니다. 문제만 하나 터져 나오면 수없이 많은 말의 비판과 비난들을 쏟아냅니다. 사실에 근거함도 없이 수많은 말들을 책임감 없이 쏟아내며 비판과 비난들을 서슴지 않습니다.

그런데 성경은 이렇게 말합니다.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고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보라 네 눈 속에 들보가 있는데 어찌하여 형제에게 말하기를 나로 네 눈 속에 있는 티를 빼게 하라 하겠느냐 외식하는 자여 먼저 네 눈 속에서 들보를 빼어라 그 후에야 밝히 보고 형제의 눈 속에서 티를 빼리라.”(마 7:3-5)

신앙의 성숙도는 자신을 돌아보는 데에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일과 사건들, 말과 사람들이 아직도 자신을 돌아보기보단 남의 탓부터 하며 책임을 전가하려 하는지요.

소통의 부재는 상대방이 못 들어서가 아니라 내가 듣지 못해서 일 때가 많습니다. 혹시나 듣고 싶은 말만 골라 듣는 것은 아닌지, 우리는 하나님의 음성을 분명히 듣고 이웃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사람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악을 행하는 자는 사악한 입술이 하는 말을 잘 듣고 거짓말을 하는 자는 악한 혀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느니라.”(잠 17:4)

“내 양은 내 음성을 들으며 나는 그들을 알며 그들은 나를 따르느니라.”(요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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