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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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영순 문학평론가·칼럼니스트
  • 승인 2020.05.28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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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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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순 문학평론가·칼럼니스트

 

얼마나 기다렸던 일인가? 등굣길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로 거리가 활기차다. 축 처져 있던 골목이 아이들로 다시 살아났다. 불안과 긴장, 설렘이 동반한 가슴 벅찬 날이다. 긴 시간 코로나19로 침울했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책가방보다 훨씬 큰 이야기보따리를 가슴에 품고 하나하나 풀어놓느냐고 정신이 없다. 덩굴장미도 해맑은 아이들 웃음소리로 담장에서 붉어만 간다. 어디 등교하는 아이들뿐이겠는가. 21대 초선 국회의원들 또한 국회 개원 소식으로 기쁘기는 매양 한가지일 거다. 아직 진행 중인 코로나19로 긴장을 늦출 수는 없지만, 입학생이나 초선 국회의원들의 마음은 설렘으로 가득할 것이다.

5월 27일 자로 유치원과 초중고가 개학했다. 학생들은 친구들 만나는 기쁨 하나로도 부족한 하루이다. 일상생활이 비일상이 되어버린 요즘 사람이 그립기는 아이들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얼마나 친구가 그리웠으면 책가방 싸놓고 등교 일을 손꼽아 기다렸을까. 특히 1학년 학생들은 입학도 없이 학교에 갔으니 얼마나 설렐까. 친구도 학교도 낯설고 어색하겠지만, 몇 달 동안 학교와 친구가 얼마나 소중한지 충분히 인지했을 것이다.

어린 시절 친구랑 싸우고 며칠 동안 시무룩하게 있을 때, 싸운 친구가 이름을 부르며 다가왔을 때 그 느낌이 바로 지금 학생들의 심정이 아닐까? 매일 보던 친구와 선생님을 그리워하던 지난날을 기억하며 학교생활이 당분간 즐겁겠다. 정부나 교육부에서 각별히 신경 쓰고 있지만, 아직 진행 중인 코로나로 아이를 학교에 보낸 학부모의 마음은 노심초사일 것이다. 아무리 당국이 주의한다고 하더라도 개인이 소홀히 대응하면 지금까지 잘 지켜온 일들이 도루묵이 된다. 주의사항은 수시로 보내는 SNS를 통해 충분히 숙지했을 것이다.

마스크를 쓰고 수업을 해 본 사람은 안다. 마스크를 쓰고 외부에서 활동하는 것도 불편한데 의자에 앉아 수업을 온종일 받는다고 생각해 봐라. 얼마나 답답하고 힘들겠는가? 외부에서는 KF95나 KF80을 쓰고 다니더라도 수업할 때는 덴탈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좋다. 주로 의료용으로 사용하지만, 3중 필터로 되어 있어 오염물질을 방어하는 기능이 있어 수업 시간이나 회의 때 사용하면 용이하다. 코로나가 빨리 종식되었으면 좋겠지만, 계속 KF95나 KF80을 쓰고 수업한다면 피부에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니 꼭 덴탈마스크가 아니더라도 다른 방법을 찾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21대 국회의원 임기 시작이 5월 30일부터이다. 21대 국회 본회의가 6월 5일로 예정되어 있다. 초선 의원들은 등교한 학생들처럼 설렐 것이다. 흔히 우리는 정치인이 되기 전에는 좋은 사람이었는데 국회에 들어가면 꼭 물이 흐려진다고 한다. 금배지를 달면 마음이 달라진다는 말을 초선 의원들은 잊지 말아야 한다. 선거하기 전 국민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던 그 정신과 태도로 초심을 잃지 않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21대 국회의원들은 `좀 더 나아지겠지.' 하는 마음으로 기대해 본다.

국내외적으로 아주 어려운 시기이다. 정치하는 사람은 국민을 대변하는 지도자이니만큼 청렴했으면 좋겠다. 4·15 총선이 부정선거니 부정투표니 하는 의혹이 분분한 가운데 국회는 개원한다. 어려운 가운데 국회에 입성하는 만큼 21대 국회의원들은 최선을 다하리라 믿는다. 제발 본심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는 국회의원 옆에서 불미스러운 일을 부추기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 학교와 국회 개원을 시작으로 암울한 시간이 서서히 열리리라 기대한다. 재난지원금으로 시장이 활발한 데 비해 대형마트는 한산하다. 경제의 원리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움직인다. 우리가 물질을 능가할 수 있는 것은 정의로운 사회가 바로 서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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