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습하면 더 더운 이유는?
날씨가 습하면 더 더운 이유는?
  • 한강식 속리산중학교 교사
  • 승인 2020.05.20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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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한강식 속리산중학교 교사
한강식 속리산중학교 교사

 

사람들의 옷차림이 얇아지는 것이 벌써 초여름인 듯하다. 세계기상기구와 미국 국립해양대기청에 따르면 올해 여름은 북반구 해수면의 수온이 평년보다 높아 무더위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엘니뇨 같은 기상이변 징후가 뚜렷하지 않음에도 평년보다 높은 해수면 온도가 이례적이라는 말도 나온다. 한여름 북태평양 고기압이 몰고 올 고온다습한 공기를 생각하면 벌써 숨이 턱 막힌다.

사람의 피부는 어떻게 더위를 감지할까?

사실 피부는 절대적인 온도를 인식하지 못한다. 그보다는 온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차가운 물에 담갔던 손을 미지근한 물에 담그면 평소보다 뜨겁게 느껴진다. 반대로 뜨거운 물에 담갔던 손을 미지근한 물에 담그면 평소보다 차갑게 느껴진다. 두 상황 모두 미지근한 물의 온도는 동일하다. 하지만 피부가 외부 환경의 온도 변화를 어떻게 감지하는지에 따라 반응이 달라지는 것이다.

뇌의 시상하부는 피부가 감지한 온도 변화 및 혈액 온도를 판단해 더위와 추위를 느끼게 하여 온도 변화에 대응한다. 기본적으로는 교감신경을 통해 혈액이 흐르는 양을 조절한다. 고온을 감지하면 혈액을 평소보다 많이 흐르게 해 외부로의 열 방출량을 증가시킨다. 그리고 땀을 배출하여 체온을 낮추도록 조절한다. 땀이 증발하면 액체에서 기체로 변화하면서 주변의 에너지를 흡수(기화열)하는데, 이를 통해 피부 온도를 낮출 수 있다. 만일 급격한 외부 온도 변화를 감지하면 통각을 자극해 통증을 느끼도록 함으로써 화상과 같은 위험을 스스로 회피하게 한다.

같은 온도라도 습할 때 더 덥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공기 중의 수증기가 땀과 충돌하면 땀의 일부로 액화하면서 주변에 에너지를 방출(액화열)해 피부 온도를 높인다. 날씨가 습할수록 수증기와 땀의 충돌 기회가 많아지므로 땀의 증발량이 감소하고 피부 온도가 높아진다. 피부 온도가 높아지면 땀 배출량이 늘어나므로 탈수증상을 유발한다. 또한 피부에 머무르는 땀은 촉각을 자극함으로써 후덥지근한 불쾌감을 느끼게 한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마스크 착용이 생활화된 요즘, 마스크를 썼을 때 느끼는 불편함도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마스크 내부는 입김으로 인해 온도와 습도가 모두 높다. 온도 상승은 땀 배출을 자극하고 높은 습도는 땀 증발을 억제한다. 게다가 날숨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로 호흡 곤란까지 더해지는 이중고를 겪어야 한다.

등교 수업을 앞둔 상황에서 평년을 웃도는 한여름 무더위는 마스크 착용을 더욱 불편하게 만들 것이다. 숨 쉴 자유조차 제한당한 채 배움에 임해야 할 학생들에게 한없이 미안한 마음이다. 사회의 일원으로 묵묵히 동참하며 코로나바이러스 극복의 한 축을 맡고 있는 아이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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