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바꾼 온라인 수업과 음악회 풍경
코로나19가 바꾼 온라인 수업과 음악회 풍경
  • 이현호 청주대성초 교장
  • 승인 2020.05.13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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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산책
이현호 청주대성초 교장
이현호 청주대성초 교장

 

5월은 어린이날을 시작으로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 아이, 어른, 선생님들의 날들이 달력을 메우고 아름다운 장미와 더불어 온 세상이 꽃 잔치로 최고의 아름다움을 뽐내는 여왕의 계절이다.

꽃의 아름다운 자태와 그 향에 취하고 아름다운 선율의 음악회가 곳곳에서 열리는 최상의 달인데 비해 올해는 코로나의 여파로 예술의전당을 비롯해 모든 연주 홀들은 음악과 조명이 없는 어둠의 텅 빈 무대가 되었다. 그리고 학교를 비롯한 대부분의 직장이 재택근무로 외로움과 고독의 늪으로 빠져 모두가 우울한 마음의 병을 얻었다.

그러나 학교를 시작으로 온라인 개학을 하여 화상을 통한 온라인 쌍방수업으로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서로 소통하고 공부하는 진풍경들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내가 근무하는 학교도 4월 6일부터 줌을 이용한 온라인 학습을 시행하고 처음으로 화상을 통한 공부가 시작되었다. 연수나 TV에서나 보고 듣던 4차 산업혁명의 시대 산물이라 여겼던 화상수업이라 걱정도 많이 했지만 걱정과 달리 온라인 화상수업에 잘 적응하고 익숙해져 아침 9시가 되면 교복을 단정히 입고 컴퓨터 앞에 앉아 선생님과 인사하고 하루 수업을 즐겁게 시작한다.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다 보니 온라인 입학식, 온라인 학부모회의 등 학교행사를 온라인으로 실시했다.

퇴근 후 저녁 시간을 이용한 온라인 화상 학부모 회의는 많은 학부모께 신기함과 더불어 선생님들의 노고에 감사의 말도 많이 들었다. 내친김에 가정에서 지루함에 지친 어린이들을 위해 온라인 음악회를 계획했다.

학교운동장에 초록빛 잔디와 예쁜 빛을 발하는 연산홍 꽃들은 봄에 더할 나위 없는 앙상블로 장관을 이룬다.

대성 꿈동산에서 펼치는 온라인음악회 제목은 `얘들아, 보고 싶다!'로 정하고 음악회 연주일은 4월 27일 오후 4시로 잡았다. 출연자는 선생님들을 비롯한 학교의 모든 교직원들이었다. 나와 교감선생님도 각 팀으로 들어가 율동 연습을 했다. 우리 팀은 요즘 유행하는 지코의 `아무 노래'를 코로나 퇴치 송으로 개사해 노래 부르며 율동을 했다. 나이가 든 나는 율동이 어색하고 마음대로 몸이 움직여 주지 않아 다른 선생님들에게 웃음을 안겨주기도 했다.

아이들을 위해 연습하다 보니 모두가 한마음이 되며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서로를 알게 되고 이해할 수 있어 직원 서로들을 잘 이해하는 좋은 계기가 되기도 했다. 온라인 연주회 관람객은 마스크를 하고 넓은 간격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키고 있는 급식소 직원들과 옆 학교 교장선생님뿐이었다. 담임 선생님들 두 팀, 원어민 선생님들 그리고 교장인 나의 소프라노 색소폰 연주, 마지막 곡은 코로나19가 없는 세상을 만들자는 의미로 전 출연자들이 함께 `아름다운 세상'을 합창을 했다. 연주 후 영상을 편집해 학교 유튜브에 올려놓으니 아이들과 부모님들이 무척 좋아한다.

그 암울하고 지루하던 공포의 시간이 빨리 지나가고 등교개학을 무사히 한다면 이보다 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등교개학이 되면 코로나19의 아픔을 딛고 건강과 평화, 번영의 꿈과 무지개다리가 되어줄 5월의 영광을 기대하며 희망의 노래를 불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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