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그 선택의 순간
4·15 총선, 그 선택의 순간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0.04.13 2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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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연지민 부국장
연지민 부국장

 

제21대 총선 투표를 하루 앞두고 있다. 종착역이 보이는 만큼 거리 유세에 나선 후보자들도 막바지 얼굴 알리기에 한창이다. 코로나 19로 어느 선거 때보다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치르게 되었지만, 4월 15일 유권자의 선택에 따라 앞으로 4년간의 한국 정치 지형은 다르게 그려질 전망이다.

그럼에도, 이번 총선에서는 뚜렷하게 부각되는 정책 이슈가 없다. 코로나19가 비상사태로 이어지면서 정당의 공약이나 후보자들의 지역정책은 뒷전이다. 경제나 복지, 일자리 등 시급한 현안에도 불구하고 실종된 정책 대결 대신 안정론과 심판론으로 양분된 채 국회의원 선거가 흘러가는 양상이다.

이처럼 지역 현안이 이슈로 떠오르지 못하면서 지역민들의 후보자 선택도 진보냐 보수냐와 같은 당 대 당 색깔로 치우칠 공산이 커지고 있다. 더구나 지역 일꾼들이 표방하고 있는 정책을 꼼꼼하게 살펴볼 토론회도 가뭄에 콩 나듯 진행되면서 좋은 인물을 뽑기 위한 검증은 더 멀어졌다.

지역의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동층이 많이 나타나는 것도 이를 반증한다. 정당이나 후보자에 대한 명료한 판단이 서지 않다 보니 부동층으로 분류되어 있는 것이다. 결국, 정치 성향은 잘 변하지 않는다는 속설처럼 평소 자신의 정치성향에 기반해 후보를 선택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선거 때마다 비방과 막말 잔치가 주를 이뤄 정치만큼 한심한 것도 없어 보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정치만큼 관심이 높은 것도 없다. 국민 생활에 바로미터가 정치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그런 연유에서인지 지난 11일 끝난 사전투표가 예년과 비교하면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21대 총선 사전투표 마감 결과 전국의 투표율은 26.69%로 집계됐다. 2013년 사전투표제가 처음 도입된 이후 역대 최고치의 투표율을 나타냈다.

충북은 전국 평균 사전투표율에 가장 근사치인 26.71%를 기록해 다시 한번 놀라게 했다. 선거 때마다 충청권의 민심이 우리나라 민심을 대변한다고 말해왔던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사전투표율조차 가장 근사치를 나타내며 균형의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좌도 우도 지나치게 쏠리지 않는 선에서 투표권을 행사하는 충청민심이 정치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형세다.

이처럼 높은 사전투표율이 나오면서 그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물론 코로나19로 분산 투표가 시행된 이유가 크지만 그만큼 자신의 선택을 믿고 소중한 한 표를 미리 행사한 유권자도 많았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이를 두고 각 정당에선 자신의 입장에서 해석하며 핑크빛 카드를 꺼내 들고 있지만, 국회의원 의석수를 두고 살얼음판을 걷는 것은 마찬가지다.

이제 73.31%의 유권자 투표가 남았다. 총선 예상 투표율이 60~70%로 추측되고 있는 만큼 더 많은 유권자의 선택이 남아있다. 코로나19 사태가 가져올 후폭풍은 지금보다 더 힘든 시간을 보내야 할 것이란 전문가들의 전망이고 보면 어떤 정책, 어떤 인물을 우선해 선택할 것인가에서 유권자의 신중함도 요구된다.

사회적 분위기로 후보자에 대한 검증이 어렵게 되었지만, 지역에선 지역의제에 대한 공약을 살펴보는 것도 후보 검증의 방안일 것이다. 지역시민사회단체가 제안한 의제에 대한 후보자의 관심도도 검증하고, 후보가 어떤 분야에 어떤 정책을 만들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개인의 소중한 한 표가 소중한 선택으로 귀결될 수 있도록 시민의식과 책임감을 느끼고 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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