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들피리 닐니리 신나게 불던 곳
버들피리 닐니리 신나게 불던 곳
  • 우래제 전 중등교사
  • 승인 2020.03.18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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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우래제 전 중등교사
우래제 전 중등교사

 

영화 `컨테이젼'처럼 세월이 어수선해도 봄은 어김없이 곁에 와 있다. 버드나무 꽃망울이 부풀어 오르고 있다. 따뜻했던 겨울 덕분인지 예년보다 성큼 앞당겨 다가왔다. 조금 있으면 버들피리 만들 수 있을 만큼 물이 오를 기세다.

`아리랑 아라리오 아리랑 아라리오./ 버들피리 닐니리 신나게 불던 곳/ 여기에 어린 꿈이 피어나던 곳/ 어릴 때 같이 놀던 옛 친구들/ 모두 다 보고 파진다./ 별들이 빛나는 밤이 되면은/ 순이야 나의 생각 더욱 날 테지'(박상규 목동)

대중가요 가사 대로 버들피리 만들어 불어보자.

눈 속에서 피는 복수초, 매화, 노루귀, 산수유 등 저마다 봄의 전령사라도 되는 듯 앞다투어 핀다. 그러나 버들피리 만들 수 있을 만큼 버드나무에 물이 올라와야 진정한 봄이 온 것이 아닐까?

버들피리는 어떻게 만들까? 우선 물이 잘 오른 반듯한 버드나무 줄기를 꺾어 살짝 힘을 주어 비틀면 버드나무 목질부와 껍질 부분이 떨어지게 된다. 봄이 되면서 뿌리에서 물을 많이 흡수했기 때문에 쉽게 분리된다. 다음에 목질 부분을 살짝 당겨 껍질 부분만 남긴다. 이 껍질 부분을 잘라 한쪽에 겉껍질을 제거하고 불면 멋진 버들피리가 된다. 버들피리의 길이, 굵기에 따라 다양한 음을 내니 버들피리 합창단을 만들어 봐도 재미있을 것 같다.

아 그런데 이순신 장군도 버드나무 껍질을 썼다는데….

`임신년(1572·28세) 가을, 훈련원 별과 시험에 참여했다. 말을 타고 달리다가 말이 넘어져 왼쪽 다리뼈가 부러졌다. 지켜보던 사람들이 공이 죽었을 것이라고 했는데 공이 한쪽 발로 일어나서 버드나무 가지를 꺾어 껍질을 벗겨 감싸니 과거시험장에 있던 사람들이 장하게 여겼다.'

이순신의 조카가 쓴 최초의 이순신 전기에 실린 글이다.

이순신 장군은 왜 버드나무 가지를 꺾었을까? 곁에 버드나무만 있었을까? 버드나무에는 진통제로 쓰이는 아스피린을 만드는 아세틸살리실산(acetylsalicylic acid)이 들어 있다. 이를 독일의 바이엘사에서 진통제로 만든 것이 아스피린이다.

우리 조상도 버드나무를 골절, 출혈 등 여러 가지에 약으로 사용했는데 이순신 장군은 이를 알고 사용하였을까? 병이 있는 곳에 약도 있다는데 코로나 잡을 약은 없을까? 팔각회향(스타 아니스)으로 신종플루 치료제를 만들었듯 코로나 바이러스를 잡을 재료도 있을 터인데.

버드나무과의 식물은 다양하다. 그 중 우리나라에 서식하며 버들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왕버들, 쪽버들, 능수버들, 용버들, 호랑버들 등 대략 35종이 있다. 물을 좋아하는 식물인 만큼 산이 많아 냇물이 많은 우리나라 지형에 따라 다양한 버드나무가 살고 있다.

능수버들 늘어선 개울. 물가에 어지럽게 자란 갯버들 사이로 족대를 들이대고 물고기 잡고 버들피리 닐니리 신나게 불던 곳. 그 시냇물이 그립다. 관기였던 홍랑도 그런 개울가에서 사랑하는 님 최경창을 배웅하지 않았을까?

`산 버들가지 골라 꺾어 임에게 드리오니/ 주무시는 창가에 심어두고 보옵소서 / 밤비 내릴 때 새잎이라도 나거든 날 본 듯 여기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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