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가 창궐하는데 과학자들은 뭐 하는 거야?
바이러스가 창궐하는데 과학자들은 뭐 하는 거야?
  • 김태선 물리교육학 박사·충북 특수교육원 과장
  • 승인 2020.02.12 17: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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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김태선 물리교육학 박사·충북 특수교육원 원장
김태선 물리교육학 박사·충북 특수교육원 과장

 

attaaaggtt tataccttcc caggtaacaa accaaccaac tttcgatctc ttgtagatct….

뭐야 이거? 한글이 깨진 건가? 아니면 영어 글자를 잘못 쓴 거 아냐? 아니다. 이상하게 보이는 이 문자의 배열은 아무렇게나 쓴 것이 아니라, 현재 중국을 압도하고 전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2019-nCoV) 병원체에서 나온 DNA 서열의 한 토막이다.

바이러스가 창궐하는데 과학자들은 뭐 하고 있는 거야? 이렇게 생각하는 이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과학자들이 이 바이러스를 정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보자.

현재 과학자들은 모든 인플루엔자 데이터베이스를 공유하며, 더 많은 샘플을 확보하면서 완전한 배열 공유를 위해 치열하게 연구하고 있다.

2019-nCoV는 거의 2만 9000개에 달하는 뉴클레오티드 염기를 가지고 있다. 이 말은 바이러스를 생산할 수 있는 커다란 유전자 저장고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비록 이 바이러스가 RNA 형태로 유전자를 가진 많은 바이러스 중 하나이지만, 과학자들은 이 바이러스 게놈(유전정보 염기서열)을 DNA로 변환하고, A, T, C, G로 알려진 염기들을 가지고 더 쉽게 연구할 수 있다. 이 바이러스 게놈은 2019-nCoV가 무엇으로부터 기인했는지 박쥐 및 다른 종에서 발견되는 바이러스 가계도와 어떻게 들어맞는지 알아내고자 노력하고 있다.

프레드 허친슨 암 연구센터와 워싱턴대학교의 생물정보학 전문가인 베드포드는 박쥐 코로나 바이러스 염기서열(RATG13)과 2019-nCoV를 분석한 결과 두 바이러스가 25년~65년 전에는 같은 조상을 가졌다고 발표했다. 이 의미는 RATG13와 같은 바이러스가 2019-nCoV로 변이되기까지 수십 년이 걸렸다는 의미이다.

우한 바이롤로지연구소의 코로나 바이러스 전문가인 Shi 박사는 지난달 2019-nCoV의 염기서열이 박쥐 바이러스와 96.2% 유사하며, 중국에서 15년도 더 전에 난리가 났었던 사스를 일으킨 코로나 바이러스와는 79.5% 유사하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사스 코로나 바이러스는 박쥐 바이러스와 유사하게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으므로, 연구된 염기서열 데이터는 인간의 사스 바이러스와는 다른 사향 고양이의 코로나 바이러스를 통해 인간들에게 점프했다는 강력한 증거가 된다. 그래서 많은 과학자는 박쥐와 2019-nCoV와 박쥐 사이에 중간 숙주 종이 있으리라고 의심하고 있다.

2월 7일 Science지에 게재된 바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예측이 힘든 코로나 바이러스의 상황을 글로벌 지구에 모형화해 파급력을 파악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 공항을 통해서만 이동한다고 볼 때 바이러스가 파급될 가능성이 가장 큰 나라는 태국이다. 이 자료는 항공 자료를 기반으로 제작된 훔볼트 대학과 로버트코흐 연구소의 글로벌 위험도 평가 모델을 활용해 얻은 최신 자료이다. 흥미롭게도 그다음으로 위험한 국가는 한국이나 홍콩이 아닌 일본의 오사카 공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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