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 버리는 것부터 시작하자
청렴, 버리는 것부터 시작하자
  • 김경훈 청주시 흥덕구 민원지적과 주무관
  • 승인 2020.02.03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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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훈 청주시 흥덕구 민원지적과 주무관
김경훈 청주시 흥덕구 민원지적과 주무관

 

청렴이란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음을 일컫는 말이다. 이 단어의 뜻을 보면 청렴한 사람이 되는 것이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언뜻 보기에 사소하다 여기는 것부터 하나하나 실천해 나가다 보면 청렴을 행하는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세상을 변화시키고 싶다면 침대 정돈부터 시작하라'라는 어느 외국 장교가 한 말이 있다. 매일 아침 침대 정돈을 한다면 그날 해야 할 일 중 그 첫 번째를 잘 행한 것이고 이는 본인에게 뿌듯함과 다음 일을 할 용기를 줄 것이다. 그러나 이 사소한 일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 큰일은 절대 해내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다. 만약 오늘의 하루가 별 볼 일 없어 보이고 힘들고 비참한 하루였더라도 집에 돌아와 정돈된 침대를 본다면 내일은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얻을 것이라는 뜻이다.

청렴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도 이와 같은 과정이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그중에서도 나는 하나하나 버리는 것을 시작하는 것이 청렴한 사람이 되는 첫 발걸음이라 생각한다. 필요하지 않은 것을 쌓아두고 버리지 못하는 것의 근원은 욕심이고 그 욕심으로 인해 점점 쌓아둔 것은 부패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청렴한 사람은 버리는 것을 잘하는 사람이다. 하나하나 버리고 놓아주다 보면 내 마음엔 새로운 공간이 생기게 될 것이고 더욱 여유로운 사람이 될 것이다. 그러면 주변에 시선을 더 많이 돌릴 여유가 생기게 될 것이고 남을 헤아리며 사는 사람이 되며 그의 주변엔 그 사람의 성품과 행실을 칭찬하고 존경하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다. 그렇게 청렴이라는 어렵고도 행하기 힘든 일은 한 번의 버리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세상엔 가지고 싶고 빛나는 것이 너무나도 많다. 지금 내가 입고 있는 옷보다 더 좋은 옷을 입고 싶고 더 비싼 차, 더 좋은 집 등 주변엔 나를 유혹하고 욕심 나게 하는 것들이 많다. 좋고 비싼 것들을 사용하며 사는 사람이 결코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재화나 제물 그 이전에 사람이 가져야 할 더 귀하고 값진 것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청백리 재상이라 불리는 황희, 맹사성, 이황 등의 인물이 왜 수백 년간 사람들에게 존경받고 있는지, 그리고 부자 6형제라 불리던 독립운동가 이시영·이회영 형제를 왜 아직도 우리가 기억하는지는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청렴하게 살고자 하는 사람들을 비판하는 대부분 사람은 돈이 많고 적음의 분류로 청렴을 대한다. `너도 돈이 많으면 비싼 옷 비싼 차 탈 거잖아, 돈이 없으니깐 못하는 거 아니야?'라든가 `돈도 많으면서 왜 저렇게 구질구질하게 살지?'라는 식으로 말이다.

이는 청렴이라는 높고도 얻기 힘든 그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청렴이란 결코 돈의 많고 적음과 같은 단순한 것이 아니다. 돈이 적어서 불평과 불만에 가득 차 있거나 욕심에 눈이 멀어 검은 돈을 좇는 사람도 존재하고 돈이 많아도 본인에게 필요한 만큼 사용하고 남는 돈이라면 쌓아두지 않고 남에게 베풀며 사는 사람도 존재한다. 이러한 차이를 만드는 건 그 사람이 오래전부터 버리고 공간을 만들어 여유로워지고 만족해지려는 과정을 행해왔는가 아닌가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청렴이란 앞서 말했듯 버리는 것에서 오는 여유로움과 그로 인한 만족감이 어우러진 여유로운 만족감이다.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 너무 적게 먹어 먹었어도 허기진 그 공복감에서 오는 불만족과 너무 많이 먹어 숨도 못 쉴 정도여서 오는 불쾌함을 한 번쯤 겪어 봤을 것이다. 그 중간에 적당한 포만감은 사람을 기분 좋게 하며 그 하루가 행복하고 활기찬 하루를 보내게 해주는 하나의 원동력이 된다.

청렴이란 곧 이러한 적당한 포만감과 같은 것이라 생각한다. 청렴을 통해 본인 삶의 가치를 높이고 존중받으며 부끄럼 없이 살 수 있는 원동력을 갖는 사람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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