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하늘 아래 평안을 꿈꾸며
푸른 하늘 아래 평안을 꿈꾸며
  • 전영순 문학평론가·칼럼니스트
  • 승인 2020.01.30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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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논단
전영순 문학평론가·칼럼니스트
전영순 문학평론가·칼럼니스트

 

경자년 벽두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미세먼지로 우리는 무기 없는 전쟁을 한다. 총선으로 시끄러워야 할 선거 열풍도 혹한 코로나바이러스와 미세먼지로 우리의 관심사에서 밀려났다. 제레드 다이아몬드가 인류의 역사와 문명이 《총, 균, 쇠》에 의한 영향을 준다고 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불과 얼마 되지 않아 미세먼지까지 동원해 우리를 괴롭힌다. 새롭게 등장하는 신종 바이러스나 환경문제의 대두는 인종과 민족을 넘어 인류의 역사를 재조명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요즘 잦은 두통과 비실거리는 현상을 핑계 삼아 환경 탓으로 돌려본다.

온화한 겨울 날씨와는 달리 우한 폐렴으로 날마다 늘어나는 사망자와 감염자로 지구촌 사람들은 공포에 떨고 있다. 나 또한 건강에 빨간불이 들어올 때마다 `혹시 코로나바이러스'를 앓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을 해본다. 코로나바이러스를 확산하는 병원체가 대체로 동물에서 전이되어 인간에게 감염된다고 하니 더더욱 그러하다. 2002년 박쥐와 사향고양이로 전이되어 8,237명의 감염자와 775명의 사망자를 낸 사스(SARS-CoV), 2012년 박쥐와 낙타로 전이되어 574명, 2015년 38명의 사상자를 낸 메르스(MERS-CoV), 132명의 사상자와 감염자가 6,000명 이상으로 현재 진행형인 우한 폐렴도 박쥐에 의해 전이된 바이러스이다.

작년 3박 4일간 중국 칭다오 야시장에서 해괴망측하게 생긴 곤충을 먹은 후 A형 독감이라는 판정을 받고 두 달 반 동안 호되게 앓았다. 열이 나거나 두통이 있을 때마다 혹시 `코로나바이러스가 내 안에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하고 의심한다. 요즘은 이 모든 것을 극복하려고 뒷산에 자주 오른다. 집 밖도 예외는 아니다. 검은 마스크를 쓰고 모자를 눌러쓴 남성을 보면 왠지 모르게 공포 아닌 공포를 느낀다. 병원체 못지않게 미세먼지가 우리를 범죄자로 오인하게 하는 주범으로 등장했다. 내가 자주 찾는 구룡산은 서풍을 타고 온 미세먼지가 차령산맥에 막혀 분지인 청주에 머무는 것이라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이 많다.

차령산맥으로 서풍의 영향을 받는 44개 도시 중 청주가 다른 지역에 비해 심각하다. 미세먼지 문제해결을 위해 환경부나 국가기후환경회의, 지자체에서 연구와 실험, 세미나 등 다양한 방법으로 노력하고 있으나 아직은 뚜렷한 방안이 나오지 않고 있다. 환경이 인간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가는 누구나 공감하지만, 우리 생활 속에 깊숙이 침투해 있는 생활필수품을 쉬이 버릴 수는 없다.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는 나는 소시민의 한 사람으로 국가기후환경회의에서 진행하는 미세먼지 문제해결을 위한 미팅에 참석했다.

한국 인근 국가에서 일어나고 있는 미세먼지의 심각성에 대한 정책과 방안, 현황, 향후 단 중장기 계획에 대해 관계기관과 주민들이 토의한 자리였다. 미세먼지나 환경오염의 주범이 중국과 자동차, 공장에서 나오는 매연 탓으로만 봤는데 우리 개인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것에 놀랐다. 발표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보면 충북에 미치는 미세먼지는 중국의 영향이 37%, 충청도 21%, 북한 7%, 외 개인에서 나오는 미세먼지가 18%라는 것이다. 우선 우리 지역의 문제해결로는 소각장과 자동차 매연, 쓰레기 줄이기 등이 제기되었다.

환경문제나 사회문제는 남의 탓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 확산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나 미세먼지는 국가 간에 협력하지 않으면 문제 해결은 어려울 것이다. 대사일수록 신중하게 검토한 후 실천에 옮겼으면 좋겠다. 비단 미세먼지뿐이겠는가. 외출하기가 불안한 요즘, 어렸을 때부터 환경 교육을 시키고 그 아이들이 실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면 2,30년 후엔 푸른 하늘을 만나지 않을까? 인간의 진화와 문명이 맞물려 돌아가는 역사를 거부할 수 없는 현실, 파란 하늘 아래 평화로운 세상을 꿈꿀 수 있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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