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리스트와 청렴
미니멀리스트와 청렴
  • 손소영 청주시 흥덕구 세무과 주무관
  • 승인 2020.01.15 20: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열린광장
손소영 청주시 흥덕구 세무과 주무관
손소영 청주시 흥덕구 세무과 주무관

 

아침에 출근하면서 흘긋 본 한 떨기의 이름 모를 꽃에서 생명을 느낀다. 그들이 아주 작은 씨앗이었을 때 숨겨진, 미미한 동기로부터 시작됐을 충분한 생기. 나이 들어가는 고목에 다름없는 나를 깨우기엔 적당한 기쁨이다. 작은 것을 보고 마음이 적셔져 크게 위로받는다.

나는 3년 전쯤 미니멀 라이프(minimal life) 생활방식을 알게 돼 주변을 정리해 왔다. 갖고 있는 손목시계도 2개이고 가방도 3개, 지갑도 2개, 옷도 상의와 하의 코트 등을 하나의 행거에 걸어 놓을 정도로 소유하고 있다. 옷들은 해지거나 처분할 이유가 있을 때는 가차 없이 버리거나 재활용 수거함 등에 투척한다. 사실 할 수 있다면 재활용 상점에서 일상적인 옷들은 구매 후 다시 환원하는 생활을 꿈꿀 정도로 옷에 집착하거나 패션에 몰두하는 편은 아니다.

생활용품들도 대여 개념으로 가면 좋겠다. 이사 시 반납 시스템으로 홀가분하게. 이런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은 이상하게 여기기도 한다. 하나 각자의 방식이 있는 거고, 그들이 신경 쓰는 분야와 본인이 관심 있는 분야가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개의치 않으려 한다. 인생은 그냥 너무도 자기 앞에 뻗어 있으며 주변의 소란스러움은 같이 흘러가는 주변 공기 정도로, 그냥 케이크의 장식 같은 느낌이다. 없으면 좀 심심하고, 있으면 늘 비슷하게 보이는 일상에 변화를 주는.

미니멀 라이프는 자신이 컨트롤할 수 있는 물건을 소유하고 그것으로 안분지족함을 느끼는 게 기본인데 그동안 쌓아두고 방치하다시피한 물건들을 처분하는 게 생각보다 쉽지는 않다. 물론 잘 적응해 물건을 처분한 후 홀가분한 마음으로 생활해나가는 이도 있고, 그냥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대로 순응하며 가고자 하는 사람도 있는데, 한 번 사는 인생에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그냥 본인 내키는 대로 법령의 테두리 안에서 추구하는 방식대로 사는 게 낫지 않을까.

미니멀 라이프의 개념을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해보면 다음과 같이 나온다. `미니멀리즘 라이프 스타일이라고 하는 단순한 생활 방식. 자발적으로 불필요한 물건이나 일과 등을 줄여 본인이 가진 것에 만족하는 게 특징. 물건을 적게 소유하면서 생활이 단순해지고 이후 마음과 생각이 정리되면서 오히려 삶이 더 풍요로워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생활 방식을 실천하는 사람들은 미니멀리스트(minimalist)라고 한다. 소비나 사용 시간을 줄이면서 남은 시간을 다른 관심사를 추구하거나 자원봉사를 통해 다른 이들을 돕는 데 사용할 수도 있다. 극단적인 금욕주의나 근본주의적 반문명론과는 다른데 필요한 문명의 이기를 적극 이용해 삶의 순간순간을 적극적이고 주체적으로 즐기고자 하는 게 차이점.'

여기에서 보면 남은 시간을 사회에 눈을 돌리는 데 사용한다고 나오는데 여기서 청렴의 한 가지가 나올 수 있다. 몸과 마음을 단순히 해 잔가지를 치고, 정결함을 갈고 닦아 자신이 좇는 깨끗함을 펼치는 것이다. 사소한 유혹이나 소심한 물적 이익을 과감히 내치고 같이 살아가는 공동체를 위해 자진해서 동참하는 것이다. 욕심을 부리자면 끝도 없이 부릴 수 있고, 무엇이든 풍부해 오히려 남아도는 현대사회에서 자신의 위치를 한번 되새겨볼 때라 생각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