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들에게
연인들에게
  • 김기원 시인·편집위원
  • 승인 2019.12.11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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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원의 목요편지
김기원 시인·편집위원
김기원 시인·편집위원

 

`이 세상에 하나밖에 둘도 없는 내 여인아/ 보고 또 보고 또 쳐다봐도 싫지 않은 내 사랑아/ 비 내리는 여름날에 내 가슴은 우산이 되고/ 눈 내리는 겨울날엔 내 가슴은 불이 되리라/ 온 세상을 다 준대도 바꿀 수 없는 내 여인아/ 잠시라도 떨어져서는 못 살 것 같은 내 사랑아'

2003년에 발매된 나훈아의 히트곡 `사랑' 전문입니다.

보고 또 쳐다봐도 싫지 않은 사람이, 잠시라도 떨어져서는 못 살 것 같은 사람이 바로 연인입니다.

온 세상을 다 준대도 바꿀 수 없는 그 사람이 내 사랑이고 내 연인입니다.

`하루 중에서 내 생각 얼 만큼 많이 하나요/ 내가 정말 그대의 마음에 드시나요/ 참새처럼 떠들어도 여전히 귀여운가요/ 바쁠 때 전화해도 내 목소리 반갑나요'1987년에 발매된 이선희의 히트곡 `알고 싶어요'의 노랫말 일부입니다.

참새처럼 떠들어도, 바쁠 때 전화해도 반가운 사람이 연인입니다.

`언제 우리가 만났던가/ 언제 우리가 헤어졌던가/ 만남도 헤어짐도 아픔이었지/ 가던 길 돌아서면/ 들리는 듯 들리는 듯 너의 목소리/ 말없이 돌아보면/ 방울방울 눈물이 흐르는/ 너와 나는 작은 연인들'

1994년 김세화가 불러 히트한 노래 `작은 연인들'전문입니다.

가던 길 돌아서면 들리는 듯하고, 말없이 돌아서면 방울방울 눈물이 흐르면 그들이 바로 연인입니다.

연인. 참 듣기 좋고, 듣고 싶고, 갖고 싶은 이름입니다.

연인(戀人)의 사전적 의미는 서로 연애하는 관계에 있는 두 사람. 또는 몹시 그리며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유의어로 정인(情人), 애인(愛人) 등이 있습니다.

세상에 사연 없는 연인들이 없겠지만 인구에 회자하는 쌍무지개 같은 커플들도 많으니 로미오와 줄리엣, 성춘향과 이도령, 호동왕자와 낙랑공주도 그 중 한 쌍입니다.

성춘향과 이도령처럼 해피엔딩의 연인들이 있는가 하면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새드엔딩의 연인들도 있습니다.

결혼으로 이어져 탄탄대로를 걷는 연인들이 있는가 하면 결혼은커녕 원수가 되어 돌아서는 연인들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연인은 첫째도 사랑 둘째도 사랑 셋째도 사랑이어야 합니다.

정략적 결혼처럼 사랑 없는 결혼이 있긴 하지만 사랑 없는 연인이란 없습니다. 아니 서로 사랑해야 연인입니다.

아무튼 연인은 조물주의 선물이자 삶의 축복입니다.

나이가 많든 적든 연인은 설렘과 그리움을 수반합니다.

그래서 연인관계에 있는 이는 나이와 상관없이 언제나 청춘입니다.

영화나 소설처럼 배우자가 있는 이에게도 연인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예로부터 금지된 사랑은 예술작품의 단골 메뉴였으니까요.

루이 말 감독의 영화 `연인들'처럼 불륜의 사랑도 훌륭한 아티스트의 손을 거치면 멋진 예술로 승화되니 말입니다.

하여 그런 금지된 사랑의 욕구와 실존은 인류의 아이러니이자 수수께끼입니다.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기도 한 연인.

하여 이 세상 연인들에게 고합니다.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뜨겁게 사랑하라고. 받는 만큼 주는 만큼 사랑하는 게 아니라 죽도록 사랑하라고.

순수하고 고결하고 지속가능해야 진정한 사랑이라고.

한번뿐인 삶이니, 너나없이 빈손으로 돌아가는 나그네 인생이니 후회 없이 사랑하라고 말입니다.

세상에 태어나 특별히 누구의 연인이 된다는 건, 누군가가 내 연인이 된다는 건 기적 중의 기적입니다.

바야흐로 쾌락에 의한 쾌락을 위한 연인들이 양산되고, 쉽게 만나 연인이 되고 쉽게 헤어져 타인이 되는 고약한 세상입니다.

세상 연인들이여 우리는 아니라고, 진정 사랑해서 사랑하고 있노라고 힘주어 말하시라.



/시인·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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