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귤 껍질은 쓸까
왜 귤 껍질은 쓸까
  • 최종석 괴산 목도교 교사
  • 승인 2019.12.04 1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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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최종석 괴산 목도교 교사
최종석 괴산 목도교 교사

 

한국창의재단의 사다리진로진학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식품영양과를 지망하는 학생이 여러 가지 실험을 하였다. 리파아제를 이용한 지방의 분해 정도, 영양물질의 분석 등 평소에 흥미 있는 실험을 관련 기관에 방문하여 실시하였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실험을 하는 것을 보니 매우 즐거워 보였다.

실험이 끝나고 나오다가 귤을 먹고 싶다고 하여서 귤을 사 먹었다. 한 학생이 왜 귤은 속은 달콤한데 껍질은 쓸까요? 좋은 질문이다. 평소에 의문을 가지고 있었지만, 대답하는 학생은 없었다.

식물에서 쓴맛을 내는 성분은 대부분 알칼로이드 성분이다. 커피와 녹차는 카페인 때문에, 코코아의 테오브로민, 키나무의 퀴닌도 쓴맛을 낸다. 양파껍질의 케르세틴, 귤 껍질 안쪽의 흰색성분인 헤스페리딘, 오이꼭지의 쿠쿠르비타신 등이다. 콩이나 도토리의 사포닌, 메밀의 루틴도 쓴맛이 난다.

이 쓴맛은 조상의 시행착오에 의한 학습효과 덕이다. 쓴맛을 느끼지 못하는 미맹은 백인이 30%, 황색인이 15%, 흑인은 2~3% 정도이다. 아마도 백인은 육식 위주의 식생활 때문에 식물성 독성분인 쓴맛에 둔감하고 황인종(동양인)이나 흑인(밀림의 원주민)은 식물에서 식량을 얻기 때문에 독을 피하고자 쓴맛에 민감하게 반응했을 것이다.

독은 약과 상통한다. 많은 약이 쓰인다. 왜일까? 우리 몸의 생리기능을 높여주거나 낮추어야 주어야 한다. 이때 사용하는 물질이 약이다. 독을 적당히 사용하면 훌륭한 약이 된다.

귤 껍질을 오래 말린 것을 진피라고 한다. 끓여서 먹으면 쓰지 않다. 헤스페라딘의 성분이 변형된 것이다. 비장과 위장 등의 소화기를 보호하고, 식욕 감소나 구토를 낫게 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며 항암효과도 있다.

식물에서의 독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이다. 열매를 보호하기 위하여 동물들이 먹기 나쁜 쓴맛의 독이 있는 것이다. 생물의 최대 목표는 자손을 만드는 것이다. 식물의 쓴맛도 열매의 씨를 전달하는 특이성을 갖기 위한 활동이다. 쓴맛이 없다면 다 익기도 전에 다른 동물에 의하여 먹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성숙하여 자손에게 DNA를 전달하기 위한 장치이다.

귤에는 씨가 없다. 그러나 야생 귤은 씨가 있다. 귤 품종을 육종하여서 씨를 생기지 않게 하거나 성장하다가 없어지게 한 것이다. 인간은 씨가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많은 동물이 스스로 비타민 C를 만든다. 그러나 인간은 비타민 C를 만드는 유전자가 작동하지 못한다. 외부로부터 공급받아야 한다. 비타민 C가 귤 껍질에 많다고 한다. 면역성을 높이기 위하여 비타민을 공급하여야 한다. 즐겁게 귤을 까먹는 학생들의 모습이 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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