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일생은
사람의 일생은
  • 박세일 청주시 대중교통과 주무관
  • 승인 2019.11.28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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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일 청주시 대중교통과 주무관
박세일 청주시 대중교통과 주무관

 

요즘 같이 대일(對日) 관계가 좋지 않은 시기에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글을 인용하기 낯부끄럽지만 적을 알고 나를 알면 위험하지 않다(지피지기 백전불태)는 손자병법에 따라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유훈을 적어보고자 한다.

`사람의 일생은 무거운 짐을 지고 먼 길을 걷는 것과 같다. 서두르면 안 된다. 무슨 일이든 마음대로 되는 것이 없다는 것을 알면 굳이 불만을 가질 이유가 없다. 마음에 욕망이 생기거든 곤궁할 때를 생각하라. 인내는 무사장구의 근본. 분노는 적이라 생각하라. 승리만 알고 패배를 모르면 해가 자기 몸에 미친다. 자신을 탓하되 남을 나무라지 마라. 미치지 못하는 것은 지나친 것보다 나은 것이다. 모름지기 사람은 자기 분수를 알아야 한다. 풀잎 위의 이슬도 무거우면 떨어지기 마련이다.'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누구인가. 쟁쟁한 전국시대 영웅들을 제치고 일본을 실질적으로 통일해 막부를 세운 사람이다. 유훈에도 있듯이 사람의 일생은 무거운 짐을 지고 먼 길을 걷는 것과 같기에 서두르지 말라는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말은 자신의 일생도 그러했기에 더 와 닿는다. 일본을 통일하기까지 본인 자신도 볼모로 어린 시절을 보냈고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밑에서 인내하며 살았다. 도요토미 히데요시 아들에게는 자신의 딸을 주기도 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제일 용감하고 지략이 뛰어나 전국을 통일한 게 아니었다. 당시 동 시대에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다케다 신겐 등 전국의 영웅들이 난립하던 때였다.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비유적으로 노래한 말이 다음과 같다. 울지 않는 두견새를 놓고 에도시대에 지은 시이다.

`울지 않으면 죽여 버릴 터이니 두견새야-노부나가

울지 않으면 울려 보이마 두견새야-히데요시

울지 않으면 울 때까지 기다리마 두견새야-이에야스'

위 시가에 세 인물의 평이 담겨 있다. 오다 노부나가는 카리스마가 있고 서양문물에 정통해 당시 사람들과는 기이한 성질과 통찰을 가진 사람이었다. 오다 노부나가가 제일 전투를 잘한 것도 아니었다. 다케다 신겐이라는 풍림화산이라는 군대를 가진 다케다 신겐에게 완패할 수 있었지만 갑자기 다케다 신겐이 풍에 걸려 병사하게 된다. 이 고비를 넘기고 오다 노부나가는 전국시대의 통일을 코앞에 두게 된다. 서양 문물과 종교를 적극 장려하고 시장과 교역을 활성화시켰다. 하지만 그의 뛰어난 통찰과 기존 세력에 대한 불신으로 혼노사의 중들을 몰살하면서 여론이 안 좋아졌다. 새 시대를 열고 싶어 하는 그의 과격함에 대한 반발 때문인지 미쓰히데인 자기 부하에게 죽임을 당하게 된다. 이때 오다 노부나가의 말 끄는 일개 무사에서 가신까지 성장한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특유의 지혜와 속도로 제일 먼저 교토에 도착해 미쓰히데를 처단하고 천하를 통일하게 된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정통 영주 출신도 아닌 농사꾼의 아들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임진왜란과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죽음으로 오래 인내하며 때를 기다린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전국을 통일하고 도쿄, 즉 에도막부 시대를 열게 된다.

75세까지 살며 장수한 이에야스. 그 인생을 통해서 인내심에 대해 깨닫고 배우게 된다. 무거운 짐을 지고 가는데 서두르지 말라는 그의 유훈은 지금도 많은 통찰을 준다. 전쟁도 지략도 경쟁자에 비해 뛰어나지 않았지만 인내심 하나로 때를 기다리며 준비해 천하를 통일한 이에야스에게 많은 것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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