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이주여성 마르벨씨 `편히 잠들다'
필리핀 이주여성 마르벨씨 `편히 잠들다'
  • 박명식 기자
  • 승인 2019.11.03 1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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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안실 안치 15일만에 장례식 … 꽃동네 묘지 안장
외국인도움센터 “적극 도움 음성署·꽃동네 감사”

속보=한국 남편과 사별 후 정신과 치료를 받다가 지난 10월 16일 교통사고로 어린 세 자녀를 남겨둔 채 사망한 필리핀 결혼이주여성 고(故) 마르벨씨(본보 10월 22일자 2면 보도)의 장례식이 15일 만에 치러졌다.

금왕태생병원 영안실에 안치돼 있던 고인의 유해는 지난 10월 31일 화장돼 음성 꽃동네 낙원묘지에 안장됐다.

고인의 장례식이 무사히 치러지기까지는 음성외국인도움센터(센터장 고소피아)와 음성경찰서(서장 강순보), 음성 꽃동네(설립자 오웅진 신부)의 각고의 노력이 있었다.

외국인도움센터는 고인의 장례식과 어린 세 자녀의 양육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계각층에 도움의 손길을 호소했다.

음성경찰서는 외교부, 법무부, 충북지방경찰청 등에 협조를 요청해 고인의 필리핀 가족을 찾는데 적극 나섰다.

고인의 장례식을 주관하고 묘지를 제공한 꽃동네는 고인이 남긴 세 자녀의 양육도 맡기로 했다.

세 기관의 이 같은 노력 끝에 고인은 필리핀 고향 부모를 대신해 온 친척과 외국인 친구, 주민 등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줄 수 있었다.

고소피아 센터장은 “고인이 편히 잠들 수 있도록 따뜻한 정을 보내준 음성군 지역사회에 감사드린다”며 “ 특히 고인의 장례식을 위해 적극 협조해 준 음성경찰서와 세 자녀를 사랑으로 품어준 꽃동네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음성외국인도움센터는 그동안 센터 커뮤니티를 통해 모은 성금 67만8000원을 고인의 자녀들에게 전달했다.

고 마르벨씨는 14년 전 결혼이주여성으로 음성군에 정착해 장애인 남편과 세 자녀를 낳고 살다가 남편과 사별하는 아픔을 겪었다.

충격에 빠진 마르벨씨는 정신과 치료를 받는 등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지면서 세 자녀마저 음성 꽃동네에서 보살피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마르벨씨는 도로 무단횡단으로 인한 교통사고로 생을 마감하는 비운을 맞았다.

/음성 박명식기자
newsvic@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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