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저렴한 폐암 검진 `길 열렸다'
간편·저렴한 폐암 검진 `길 열렸다'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9.10.13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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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통신硏, 날숨 이용 유무 판별 `전자코' 개발
200회 임상결과 75% 정확도 … 국제학술지 발표

국내 연구진이 호흡을 이용해 폐암을 진단할 수 있는 의료용 ‘전자코’를 개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날숨을 통해 폐 속 암세포가 만드는 휘발성유기화합물을 감지하는 센서와 폐암 환자를 판별하는 기계학습 알고리즘 기술을 개발, 국제학술지 ‘센서&액추에이트 B(Sensors and Actuators B)’에 발표했다고 지난 8일 밝혔다.

논문명은 폐암진단을 위하여 센서시스템을 이용한 날숨에서의 휘발성 유기화합물의 분석이다.

연구진은 사람의 코가 신경세포를 통해 냄새를 맡는 것에 착안, 호흡가스가 들어오면 전자소자를 이용해 사람의 코처럼 냄새를 맡아 전기적 신호로 바꿔 질병유무를 판단·검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사람 코에서 착안해 기술명을 ‘전자코’라 붙였다.

ETRI의 전자코 시스템은 데스크탑 컴퓨터 크기로 날숨 샘플링부, 금속산화물 화학센서 모듈, 데이터 신호 처리부 등 크게 3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사람의 호흡만으로 간단하게 검사가 가능하다. 현재 폐암진단에 주로 사용되는 X선 검사나 CT 검사법은 방사선 노출 위험이 있고 비용이 높아 부담이 크다.

검사과정은 검진자의 날숨을 비닐 키트에 담은 뒤 날숨이 찬 비닐에 탄소막대기를 넣어 호흡 중 배출되는 여러 가스 성분들을 막대기에 붙인다.

이어 이 막대기를 전자 코 시스템에 넣어 구동하면 내장된 센서를 통해 가스가 붙은 정도에 따라 달라지는 전기저항을 확인한다.

날숨의 구성성분 데이터를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환자의 날숨 정보와 비교하면 폐암 유무를 판별하는데 도움을 얻는다는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연구진은 분당 서울대병원의 도움으로 폐암 환자 37명과 정상인 48명 날숨을 채취해 200회를 분석한 뒤 데이터베이스화했다.

이를 기반으로 기계학습 모델을 동국대와 공동 개발해 적용한 결과, 약 75%의 정확도를 보였다. 또한 임상적 유의성도 확인해 폐암환자 진단 보완재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ETRI의 기술은 기존 병원 진단장비에 비해 센서 제작비용이 저렴하고 가격대비 정확도가 높아 폐암 환자의 수술 예후 모니터링은 물론 일반인의 자가 건강 관리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을 기대된다.

ETRI는 후속 연구를 통해 환자 정보를 추가로 얻어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딥러닝 알고리즘을 적용, 의료기기 업체에 기술을 이전해 상용화할 계획이다.

연구책임자인 ETRI 진단치료기연구실 이대식 박사는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폐암 진단 관련 의료기기 시장경쟁력 확보는 물론, 정부 건강보험료 지출 비용 절감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동연구를 수행한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전상훈 교수도 “ETRI와의 연구성과를 통해 저렴하면서도 편리하게 폐암발병 여부를 검사할 수 있는 가능성을 기술적으로 확인했다”면서 “정확도 개선과 빅데이터 적용 등을 통해 시스템을 고도화, 국민건강증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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