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 오승교 진천교육도서관 사서
  • 승인 2019.08.26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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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가 말하는 행복한 책읽기
오승교 진천교육도서관 사서
오승교 진천교육도서관 사서

 

얼마 전 가족들과 식사를 하려고 식당을 찾았다. 예약을 했고 통화 내역도 있었다. 식당에 도착했을 때 예약자 명은 기재되어 있지 않았고, 식당은 사람들로 만석이 되어 우리의 자리는 없어 보였다. 종업원은 오히려 나에게 예약을 제대로 한 것 맞냐고 마치 내 잘못으로 떠미는 느낌으로 이야기를 했다. 순간 화가 치밀었다. 최대한 침착하게 통화 내역과 시간까지 보여주었고 통화했던 내용까지 이야기했다. 옆에 듣고 있던 종업원이 내용을 듣고 생각이 났다고 했다. 깜빡했다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어찌 됐든 지금은 자리가 없으니 기다려달라고 했다.

얼마 후 자리를 배정받았고 사장님께서는 죄송하다며 우리가 주문한 메뉴 외에 서비스도 주고 가격도 할인해주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며 우리 가족은 농담 섞인 말로 이렇게 해주시면 매번 까먹으셔도 된다고 하며 기분 좋게 마무리됐다.

모두 비슷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위와 같은 상황에서 어떤 사람은 더 화를 내고 따지면서 실수한 종업원에게 책임지라고 거세게 몰아치기도 하고 그냥 현실을 순순히 받아들이고 다른 식당으로 이동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과연 같은 상황에서 최상의 결과를 얻어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getting more, 스튜어트다이어몬드 저)의 저자 스튜어트 다이아몬드는 와튼스쿨 MBA와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했다. 뉴욕타임즈 기자로 퓰리처상을 수상할 정도로 승승장구했지만 협상 전문가로 더 큰 명성을 얻었다. 지금은 와튼스쿨에서 20년 이상 협상 강의를 하고 있다.

저자가 말하는 협상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첫째 협상 기술의 핵심은 상대방과의 관계이다. 상대방이 누구든지 간에 상대방이 현재 처한 환경이나 상황에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하려고 하는 것이 협상의 첫 번째 기술이자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도서관 이용자 중에 본인의 대출정지 기간을 착각하고 오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이용자도 짜증이 난다. 그 사실을 알아채는 순간 직원이 “힘들게 오셨는데 어쩌죠?”라고 먼저 공감해준다면 민원 발생률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둘째 표준과 프레이밍이다. 문 닫기 직전의 맥도날드에서 감자튀김을 산 학생이 튀김이 눅눅하다며 바꿔달라고 하자, 점원은 5분 뒤 문을 닫아야 한다고 거절했다. 학생은 계산대에 있는 광고지를 점원에게 보여주며 이렇게 말했다. “광고지에는 신선함을 보장한다고 적혀 있어요. 그런데 문 닫기 5분 전에는 신선함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내용은 없네요?”라고 이야기했고 학생은 신선한 감자튀김을 먹을 수 있었다. 광고지의 내용은 맥도날드가 정한 표준이다. 표준을 활용할 때 중요한 것이 프레이밍이다. “문 닫기 5분 전에는 신선함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내용은 없네요”라는 특정한 표현으로 말하는 것이다. `신선함'이라는 프레이밍을 `특정한 표현'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협상에는 기본적인 표준과 기준이 있기 때문이고 그 안에서 프레이밍을 찾는 것이 협상에 중요한 점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다양하고 구체적인 기술들을 많은 사례와 교과서처럼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협상의 기술을 구사함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것이 결국은 상대방과의 관계이다. 기본이 되어 있지 않은 협상은 시작 전부터 성공 확률이 낮아지는 것이다. 우리는 계약을 매개로 하는 협상이 아닌 관계를 매개로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감정적인 협상이 아닌 상대에게 집중하는 공감적인 협상이 최고의 기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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