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 아니면 알 수 없는 것들
여행이 아니면 알 수 없는 것들
  • 오승교 진천교육도서관 사서
  • 승인 2019.07.29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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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가 말하는 행복한 책읽기
오승교 진천교육도서관 사서
오승교 진천교육도서관 사서

 

지금 우리나라는 휴가 시즌이다. 많은 사람이 더위를 피해 또는 재충전을 위해 그 외 여러 이유로 여행을 떠나는 시기이다. 사람들은 왜 여행을 가는 것일까? 여행을 가면 알 수 있는 것들이 있을까?

도서 `여행이 아니면 알 수 없는 것들'(손미나 저)은 여행 작가이자 인생 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한때 잘나가던 아나운서 출신 저자가 각계각층 14명의 사람들과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쓴 책이다.

`답을 구하러 갔다 질문을 얻어왔다'는 임하영군은 만 16세에 유럽 5개국을 88일 동안 여행했다. 하영군은 십 대에게 있어 여행이란 끊임없이 물음표를 찍는 것이라고 했다. 여행을 하다 보면 다른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왜 너희는 그렇게 사니?”“왜 너는 그렇게밖에 생각을 못하니?”등의 질문들과 마주하게 된다. 한국에서 당연하게 여겨졌던 것들이 여행을 하며 당연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이렇듯 사람들은 여행을 통해 서로 다름 속에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생각을 깨우치는 것이라 생각한다.

“찾아가되 따라가지는 마 도착지는 같아도 여정은 달라지니까” 호기심 부자이자 상상력박사 로봇공학자 데니스 홍은 누구나 해본 여행 말고 나만의 특별한 방법으로 여행을 즐겨보라고 한다. 예전 드라마 다모의 명대사가 떠올랐다. “길이라는 것이 어찌 처음부터 있단 말이오 한 사람이 다니고 두 사람이 다니고 많은 사람이 다니면 곧 길이 되는 법 이 썩은 세상에 나 또한 새로운 길을 내고자 달려왔을 뿐이오”

여행에 목적지는 모두가 있다. 하지만 그 여정은 모두 다르다. 이미 길이 된 곳을 따라가는 여행보다는 아직 길이 안된 곳을 나만의 방법으로 찾아가보는 것도 여행을 즐기는 방법 중 하나인 것이다.

세계장신구박물관 이강원 관장은 외교관인 남편 덕분에 외국에서 오랜 세월을 보냈다. 그 중 마지막을 아르헨티나에서 보냈다. 저자와 아르헨티나의 소고기 맛에 대해 대화하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아르헨티나 소고기는 맛이 뛰어나기 때문에 간을 해서 먹지 않는다. 그래서 불고기의 양념이 유일하게 통하지 않는 나라라고 한다. 아르헨티나의 소고기가 맛있는 이유는 소가 행복하기 때문이다. 소에게 자유를 주고, 소는 행복을 느끼면 그 결과 고기 맛이 뛰어나다고 한다. 하물며 인간은 어떨까? 바쁜 일상 가운데 단 한 시간이라도 자유 시간을 누릴 수 있다면 우리의 일상도 매일매일이 즐겁지 않을까?

“8박9일쯤 여행을 하고 나면 드라마 같은 것도 보고 싶고, 친구들이랑 술집에서 술 먹는 장면도 떠오르고, 엄마도 좀 보고 싶고, 그렇게 집이 그리워지는 거죠. 지겨워서 떠나온 현실과 직장의 일도 생각나고 여행이라는 건 내가 다시 가려는 집으로 멀리 에둘러서 돌아오는 길이 아닐까 해요” 내 삶과 장소와 현실에 대한 고마움을 다시 자각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는 이영미 에디터의 이야기이다.

여행의 진정한 의미는 다시 내 자리로 건강하게 돌아오기 위함이다. 만약 우리의 일상에서 여행이 없다면 내 자리의 소중함, 지금의 감사함을 알 수 없다. 여행 후 보이는 일상은 신선한 새벽 공기처럼 상쾌하게 느껴진다. 일상이 달라진 것이 아니라 일상을 바라보는 내 마음의 공기가 환기되었기 때문이다.

무더운 여름, 마음이 무겁게 느껴진다면 여행을 추천한다. 여행의 마음을 먹고 계획을 세우는 순간부터 마음의 공기가 가벼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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