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엉뚱한 머리카락 연구
나의 엉뚱한 머리카락 연구
  • 민은숙 청주 동주초 사서교사
  • 승인 2019.04.22 2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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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가 말하는 행복한 책읽기
민은숙 청주 동주초 사서교사
민은숙 청주 동주초 사서교사

 

프로젝트 수업을 초등학생에게 어떻게 적용하면 좋을까 고민했던 적이 있다.

쉽게 접할 수 있는 주제를 선정해 조사하고, 그것에 대한 결과를 정리하여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깨닫기도 했다. 독창성과 창의성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에 대한 예시로 여러 책을 읽어 보며 골랐던 책이 있다.

바로 도서`나의 엉뚱한 머리카락 연구'(이고은 글, 그림, 웅진주니어)이다.

책은 어느 날 거울을 보다가 `심심한데, 나의 머리카락 연구나 해 볼까?'라는 것으로 시작된다.

책은 다음과 같이 시작된다. `연구 1. 내 머리카락의 관찰' 부분을 설명해 보면, `내 머리 모양은 언제나 비슷해요. 귀밑에서 어깨까지 오는 단발머리. 고등학교 2학년 때 딱 하루, 억지로 한쪽 머리카락이 잘릴 날 빼고는요. 내 머리카락은 말을 잘 안 들어요. 아침에 일어나면 삐죽삐죽 제멋대로다. 저녁 무렵에는 오른쪽으로 뻗쳐 있다.'이다.

이처럼 머리카락 연구를 해 봐야겠다고 결심하고 내 머리를 관찰하는 것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다.

주인공인 나는 머리카락을 가지고 하는 손버릇이 있고, 머리 감을 때부터 말리기까지의 과정, 우리 집 식구들의 빗들. 머리카락을 청소하는 방법 등 주변에 있는 것을 관찰하고 정리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야기는 점점 더 확장되어간다. `나'로 시작된 연구가 가족과 이웃, 마을로 이어진다. 나의 머리카락 연구를 마치고 아빠, 엄마의 머리카락, 집에서 나아가 한 초등학교 앞에서 30분 동안 155명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등 마을로까지 이어진다. 머리카락을 가린 사람들의 직업, 머리카락을 가리는 종교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나이에 따른 머리카락을 관찰한다. 시간대별 머리카락 모양. 미용실에서 파마하는 모습을 관찰한다.

책은 이처럼 머리카락이라는 주제 아래 이루어지는 여러 가지 상황, 장소에 따른 관찰, 결과, 연구 방법이 다양하고 재미있게 작성된 책이다. 처음에 이 책을 읽었을 때, 너무 흔한 머리카락을 가지고 어떤 연구를 하는 건가, 이야기책 아닌가 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앤드류 클레먼츠의 `잘난 척쟁이 경시대회'와도 비슷한 책이다. 하지만 읽어보니 분류와 통계, 자연탐구 연구에 관한 보고서를 쓸 때 사전 학습에 쓰기 좋고, `벽돌 한 가지로 할 수 있는 모든 일 적어보기'같은 기발한 창의성이 잘 발휘된 책이 아닐까 싶다.

작가의 말에 담긴 연구 이유와, 도움 준 분들, 취재 장소가 정리된 것까지. 출처 및 참고문헌 작성하는 법에 대한 사례를 설명하기도 좋은 책이다. 그러면서도 딱딱하지 않고 재미있기도 하고, 이야기 책의 역할을 잃지 않은, 끝까지 재미있고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는 책 아닌가 싶다.

관찰과 연구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알게 해주는 책이다. 4월 과학의 달에 읽어 보기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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