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도시재생과 지역 예술가
지역 도시재생과 지역 예술가
  • 티안 라폼므현대미술관 미디어아트작가
  • 승인 2019.04.03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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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산책
티안 라몸므현대미술관 미디어아트작가
티안 라폼므현대미술관 미디어아트작가

 

도시 재생하면 빠지지 않는 것이 `예술', `문화', `쇠퇴한 지역'과 같은 단어들이다. 도시 재생의 최고 성공사례 중의 하나로 스페인의 빌바오 지역이 있으며 `문화예술이 도시에 미치는 긍정적 현상'을 나타내는 `빌바오 효과(Bilbao Effect)'란 용어까지 만들어 냈다. 많은 도시가 이에 영향을 받아 예술과 문화를 활용한 도시 재생을 시도하지만 실제로 효과를 얻은 예는 많지 않다. 이것은 지역에 대한 정확한 연구와 분석, 그리고 미래에 대한 충분한 고민이 필수적으로 선행되어야 함에도 관 주도의 전시행정에 치중되어 있고 또한 예술과 문화를 단순 도구로만 쓰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빌바오시에 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을 시작으로 공항터미널, 트램, 고속운송 도로 등 지속적인 투자와 관심이 지금의 `빌바오 효과'를 만들어내고 연간 1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작년 우리 지역 청주에도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이 오픈되었으며 올해는 지역주민들의 공예와 예술 창작 및 공연 공간의 역할을 위해 청주 도시재생 허브센터도 본격적으로 운영된다고 한다. 스페인 빌바오시에 개관한 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과 청주에 개관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이 각각의 지역사회에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과연 도시재생과 예술은 서로 어떤 관계가 있을까? 필자는 그 답을 2015년 영국의 터너상 수상자로부터 찾고자 한다. 터너상은 현대미술에서 가장 빛나는 상으로 50세 이전의 미술가에게 주어지는 영국의 미술상으로 현대 미술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 중 하나다. `어셈블(건축가와 디자이너, 예술가로 구성된 지역 공간 재생 프로젝트팀)'은 2015년 터너상을 수상하게 되고 이 상이 수여된 이래 단체로서는 처음으로 수상하게 된다. 어셈블의 대표작은 영국 리버플의 낙후된 공공주택 단지를 지역 주민과 함께 되살린 프로젝트 `그랜비 포 스트리츠'이다. 황폐해진 도시에 남아 지역 사회를 지키고 싶어하는 주민들과 함께 비어 있는 집에는 실내 정원을 조성하고 인근에 동네 시장을 조성하고, 낙후된 공간을 새로움과 소통이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이로써 `어셈블'은 도시 재생이 하나의 가치 있는 봉사활동이며 사업을 넘어 예술로까지 인정받게 되었다. 이것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삶을 표현해 내는 것이 예술임을 우리의 생활공간에 제대로 표현한 하나의 거대한 예술작품이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지난주부터 청주 이정골 라폼므현대미술관에서도 `재생'을 주제로 도시재생과 예술의 역할을 고민하며 지역민과 함께 다양한 연계활동을 시도하기 시작했다. 1570년에 세워진 청주 최초의 서원인 신항서원이 있지만 지역민에게도 잊혀진 이정골의 서원과 이정골 마을의 새로운 재생을 꿈꾸며 예술가들의 활동이 지역재생에 어떤 역할을 할는지 지켜볼 일이다.

미술관의 모습이 예전 과거와 많이 다를 바 없지만 4차산업 혁명시기에 미술관은 미래를 반영할 수 있을 때 그 의미가 있다. 우리 지역의 미술관들이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고 미래를 담는 변화를 보여 인간의 삶과 결부된 본질적인 의미를 보여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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