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과 여성이란?
남성과 여성이란?
  • 방석영 무심고전인문학회장
  • 승인 2018.12.20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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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論
방석영 무심고전인문학회장
방석영 무심고전인문학회장

 

남녀를 불평등하게 대하는 전근대적 문화들이 잔존해 있다면 즉시 폐기처분돼야 마땅하다.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남성과 여성을 차별해선 안 되지만, 구별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최근 우리 사회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남녀 간의 불필요한 젠더(남성성과 여성성의 사회적 의의) 대립이나 무의미한 갈등은 더 이상 좌시해서 안 되는 사회악이다. 탐욕스런 인간들이 자신들의 지독한 집단 이기주의를, 남녀 간의 성문제로 에둘러 포장한 교묘한 성차별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별관 3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여성가족부 내년도 업무를 보고하는 자리에서 “최근 성차별에 대한 청년들의 인식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약자를 보호하는 여러 이슈에 대해서도 인식의 차이가 크다”며 “사회적 이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은 마땅히 존중되어야 하지만 극단적인 대립이나 혐오 양상으로 표출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모두 발언한 것도 지나친 남녀 간의 젠더 대립이나 갈등이 우리 사회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부 부처부터 조금 더 포용적인 자세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와 너 피해자와 가해자를 단순히 구분하는 이분법적인 접근은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며 “정책의 수립 단계부터 그 취지와 목적을 국민들에게 보다 소상하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별, 연령, 계층 등 다양한 사회 구성원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노력을 당부 드린다”라며 “다양성을 존중하는 성 평등의 포용력 있는 사회를 향해 여성가족부가 관련 부처들을 앞장서서 이끌어 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남성과 여성에 대한 성 차별 또한 적폐다. 따라서 남녀 성차별은 발견 즉시 청산돼야 마땅하다. 사회, 정치, 법률 등 그 어떤 분야에서든 여성이 남성에 비해 부당한 대우를 받는 불평등이 존재한다면, 여성에 대한 권리의 확장을 주장하는 페미니즘(feminism)의 거센 물결은 문제될 것이 없다. 오히려 환영 받아 마땅한 일이다. 그러나 남녀 간의 불필요한 젠더 대립이나 무의미한 갈등을 부추기는 일은 남녀평등을 위한 진정한 페미니즘이 아니다. 우리 사회를 좀먹게 하는 또 하나의 지독히 교활한 성차별이며 집단 이기주의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

남성은 여성으로 말미암아 남성이고, 여성은 남성으로 말미암아 여성일 뿐이다. 남성이 없다면 여성도 없고, 여성이 없다면 남성도 없다. 따라서 남성과 여성은 서로가 서로를 밟고 그 위에 서서 지배하는 수직적 관계가 아니다. 남성과 여성은 서로가 서로를 존재케 하는 상의적(相依的)이고 상보적(相補的)적인 관계로, 우리 몸의 구성하는 왼손과 오른손의 관계와도 다르지 않다. 오른 손에 쥐어진 칼에 의해 왼손이 상처를 입었다고 해서, 왼손이 오른손에게 복수하지 않듯이, 남녀라는 이유로 대립-반목할 까닭은 전혀 없다. 또한 오른 손이 자신의 손이 아닌, 왼손의 상처 부위에 연고를 바르듯, 필요에 따라 남녀를 구별하는 것은 당연하다. 한쪽을 죽이는 차별과, 둘이 함께 상생(相生) 하는 구별은 엄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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