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무상급식 전면 시행해야
고교 무상급식 전면 시행해야
  • 임성재 칼럼니스트
  • 승인 2018.12.06 18: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말논단
임성재 칼럼니스트
임성재 칼럼니스트

 

고등학교 무상급식의 분담금 비율을 놓고 충북도와 충북교육청이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마치 2015년 무상급식 분담금을 놓고 벌였던 두 기관간의 볼썽사나운 대립을 또다시 보는듯하다.

충북은 2011년 전국최초로 무상급식을 실시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당시엔 충북도가 전면 무상급식을 제안했고, 충북교육청이 이를 받아들여 급식비 총액의 50%씩을 분담하기로 합의하여 전면 시행되었다.

그러다가 2015년부터 충북도가 급식종사자 인건비 포함여부를 놓고 분담금 조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두 기관의 대립은 무상급식 시행여부조차 불투명할 만큼 회기를 넘기면서까지 첨예하게 계속되다가 도의회의 중재로 가까스로 합의에 이르렀다. 합의 내용은 두 기관이 똑같이 급식비 총액의 반반씩을 부담하던 비율에서 충북도와 지자체는 식품비의 75.7%를 부담하고, 식품비 24.3%와 인건비, 운영비 전부를 도교육청이 부담하는 것으로 결론이나 결국은 충북교육청의 부담이 더 늘어난 꼴이 되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이시종지사와 김병우 교육감은 고교무상급식을 선거공약으로 들고 나와 삼선과 재선에 성공했다. 그런데 내년도 고등학교의 무상급식 예산을 세우는 과정에서 충북도가 또다시 충북교육청에 분담금 조정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지자체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런데 예산부족 타령은 수긍하기 어렵다. 만약 그것이 진정한 이유라면 도지사를 8년이나 한 분이 예산부족을 모를 리 없었을 텐데 그러면서도 고교무상급식을 선거공약으로 제시한 것은 당선을 위해 도민을 기만했다는 비난에 직면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 충북의 재정자립도는 37.37%인데 그 보다 훨씬 낮은 전남(26.42%)이나 전북(27.92%), 강원도(28.68%)는 이미 고교무상급식을 전면시행하고 있다. 그리고 충북을 제외한 충청지역을 보면 세종은 전체 급식비의 50%를 부담하고 있고, 대전은 전체급식비의 44%, 충남은 식품비 100%를 분담하는 등 모두 충북도보다 훨씬 높은 비율을 부담하고 있다. 이런 점들을 미뤄보면 충북도가 예산부족 때문에 분담비율을 조정해야겠다고 하는 것은 이유가 궁색해 보인다.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지방교육분석종합보고서'에 따르면 충북도의 2017년 초중고 학생 1인당 투자액은 전국 평균인 0.87%에 훨씬 못 미치는 0.54%에 불과했다. 2017년 충북도의 교육투자금액은 587억 원으로 2015년 739억 원에 비해 152억 원이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대전은 교육투자금액이 5.5% 증가했다. 그리고 충청권 다른 지자체의 초중고 학생 1인당 투자액이 충남 0.56%, 대전 0.99%, 세종 1.59%인 점을 비교해 보아도 충북도와 이시종 지사의 교육에 대한 관심도를 측정해 볼 수 있다.

`충북도민 누구나 존중받고 인간답게 품격 있는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소외 없는 평생복지'를 주장하며 고교 전면 무상급식을 공약한 이시종 지사는 지자체의 분담비율을 늘리지는 못할망정 현행의 분담비율대로라도 즉각 협상을 마무리해야한다. 그것이 고교무상급식 공약이 당선을 위한 꼼수가 아니라 도민의 행복을 위한 진정성 있는 공약이었음을 확인해 주는 길이다.

도의회도 그 역할을 다해야한다. 도민의 요구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파악하여 조정하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같은 당 도지사라고, 의정비 대폭인상을 편들어 줄 것 같은 도지사라고, 재량사업비 예산을 편성해준 보답으로 충북도 편을 들어준다면 2015년 자유한국당이 장악했던 도의회보다도 못하다는 비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도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무예마스터십대회' 같은 예산은 펑펑 세우면서 도민 대다수가 원하는 고교무상급식 예산 세우기를 주저한다면 바른 행정은 아닌 듯하다. 충북도와 충북도의회의 올바른 판단과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