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비에게
굴비에게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8.11.28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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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의 시읽는 세상

 

정 호 승

부디 너만이라도 비굴해지지 말기를
강한 바닷바람과 햇볕에 온몸을 맡긴 채
꾸덕꾸덕 말라가는 청춘을 견디기 힘들지라도
오직 너만은 굽실굽실 비굴의 자세를 지니지 않기를
무엇보다도 별을 바라보면서
비굴한 눈빛으로 바라보지 말기를
돈과 권력 앞에 비굴해지는 인생은 굴비가 아니다
내 너를 굳이 천일염에 정성껏 절인 까닭을 알겠느냐

#굴비와 비굴의 단어를 전환해 쓴 시입니다. 짭조름한 굴비는 한국인의 식탁에서 사랑받는 생선입니다. 하지만 글자하나 뒤로 돌리면 굴비는 `비굴'해 집니다. 돈이면 다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세상은 살기 어렵습니다. 돈이 무기가 되기 때문에 비굴해지지 않기란 쉽지 않습니다. `너만은'비굴해지지 말길 바라는 시인의 마음처럼 청춘이란 굴비의 시간을 뜨거움과 추위와 짠 소금에 절여보심은 어떨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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