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속의 수채화, 단풍
자연 속의 수채화, 단풍
  • 우래제 (전 중등교사)
  • 승인 2018.10.31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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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우래제 (전 중등교사)
우래제 (전 중등교사)

 

깊어가는 가을만큼이나 단풍의 색도 진해져 가는 늦가을이다. 어느 화가가 그린 그림일까? 자연 속의 수채화가 온 산에 그려져 있다. 그런데 모두 단풍나무일까?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단풍나무류는 수입종을 포함해 20종으로 알려져 있다. 여러 특성이 달라 구별하기 어려우나 잎 모양이 조금씩 달라 잎 모양으로 대략 구별해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단풍나무들을 구별할 때 우선 단풍잎의 수를 세어 보아야 한다. 대부분의 단풍 무리는 잎이 한 장으로 되어 있는데(단엽) 두 개 이상의 작은 잎으로 된(복엽) 단풍무리도 있기 때문이다. 먼저 잎이 한 장으로 되어 있다면 갈라진 수를 세어 보아야 한다.

가장 단순하게 잎의 밑 부분이 3개로 갈라진 것이 신나무이다. 전국에 자생하며 가까운 산이나 들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잎은 세모진 타원형이다. 다음으로 잎이 3~5갈래로 깊게 갈라지며 깊은 잔 톱니가 있으면 시닥나무이다. 깊은 산에서 볼 수 있으며 잎자루에 붉은빛이 돌면 시닥나무이고, 잎의 뒷면 맥 위에 흰색의 털이 있다면 청시닥나무이다. 그러나 흰색의 털을 구별하기는 쉽지 않으니 갈래조각의 끝부분을 보면 된다. 잎의 가운데 갈래조각의 끝부분, 즉 꼬리 부분까지 톱니가 조밀하게 나 있으면 시닥나무, 끝 부분에 톱니가 거의 없으면 청시닥나무이다. 또 5장으로 갈라지는 것 중의 하나가 부게꽃나무이다. 꽃이 긴 동물꼬리처럼 생겨 위로 향해 있어 꽃이 있을 때는 쉽게 구별이 되나 꽃이 없을 때는 구별하기 쉽지 않다. 잎이 시닥나무와 비슷하나 두 시닥나무에 비해 잎의 형태가 원형에 가깝고 넓고 좀 더 얕게 갈라진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벌나무로 알려진 산겨릅나무도 잎이 넓은데 가장자리가 시닥이나 부게꽃나무에 비해 매우 얕게 갈라져 오각형에 가까운 것이 특징이다. 잎이 손바닥처럼 5갈래로 갈라진 것이 고로쇠나무이다. 나무에 구멍을 뚫어 수액을 낸 것이 뼈에 좋다고 해서 생긴 이름이다. 울릉도에 자생하는 우산고로쇠는 잎이 6~9갈래로 갈라지고 북부 산지에 자생하는 만주고로쇠는 잎이 5~7개로 깊게 갈라진다.

이제 잎이 마주나고 손바닥 모양으로 다섯 갈래 이상 9갈래로 깊게 갈라진 것들이 단풍나무이다. 일부에서는 5~7개로 갈라진 것을 단풍나무라고 하고 7~9개로 갈라진 것을 내장단풍이라고 별도로 구별한다. 내장단풍은 열매의 날개가 수평으로 벌어지는 것이 특징이나 단풍나무의 변이로 보고 있다. 잎이 9~11개로 많이 갈라지고 겹톱니가 있는 것이 당단풍나무이다. 보통 우리가 단풍나무라고 부르는 것이 대부분 당단풍나무이다. 식물 이름에 `당'이 붙으면 중국에서 온 것이 많다. 그러나 당단풍나무는 `단맛이 난다'는 뜻과 `붉다(丹)'의 뜻으로 당이 붙었다고 한다. 11~13개로 갈라지는 것이 섬단풍나무인데 울릉도에 자생한다.

잎이 두 개 이상(복엽)으로 된 것을 알아보자. 작은 잎 3장을 달고 있는 것이 복자기나무와 복장나무이다. 작은 잎에 톱니가 2~3개면 복자기나무이고 작은 잎에 톱니가 많으면(10개 이상) 복장나무이다. 가을단풍으로 곱고 진해 세계적으로 알려진 것이 복장나무이다.

그 밖에 북미에서 들여온 은단풍, 설탕단풍, 네군도단풍과 중국에서 가져온 중국단풍, 일본 원산인 꽃단풍, 일본인이 개량한 홍단풍 등이 있다.

설악산의 시닥, 청시닥, 부게꽃나무, 태백산의 산겨릅나무, 가야산의 고로쇠나무 모두 고운 옷을 갈아입었겠지? 아직까지 보지 못한 내장단풍을 올해는 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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