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코스모스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8.10.03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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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의 시 읽는 세상

 

이 형 기

언제나 트이고 싶은 마음에
하야니 꽃피는 코스모스였다.

돌아서며 돌아서며 연신 부딪치는
물결 같은 그리움이었다.

송두리째--희망도, 절망도,
불타지 못하는 육신

머리를 박고 쓰러진 코스모스는
귀뚜리 우는 섬돌가에
몸부림쳐 새겨진 어룽이었다.

그러기에 더욱
흐느끼지 않는 설움 홀로 달래며
목이 가늘도록 참아내련다.

까마득한 하늘가에
내 가슴이 파랗게 부서지는 날
코스모스는 지리.

# 가을을 대표하는 꽃으로 코스모스가 꼽히던 적이 있었습니다. 가늘고 여린 모습이 보는 이의 마음을 자극했을 뿐만 아니라, 분홍 꽃 빛이 갓 시집 온 새색시 같아 우리 민족의 정서와도 딱 맞는 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화려한 외래꽃이 자리를 차지하면서 주변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꽃이 되었습니다. 꽃의 변화처럼 마음이 각박해진 건 아닌지 잠시 골똘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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