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것과 내 것 2
네 것과 내 것 2
  • 반영호 시인
  • 승인 2018.09.06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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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 論
반영호 시인
반영호 시인

 

원남저수지는 자동차로 15분 거리에 있다. 낚시를 좋아해 짬이 나면 즐겨 찾는 곳으로 음성군이 캠핑장과 산책로 등 테마공원으로 조성 중이다. 지난 주말에도 낚시할 겸 뜨거운 여름을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연꽃을 보러 갔다. 추측대로 연꽃이 한창 피어나는 중이었다.

품바재생예술촌과 테마공원을 지나 저수지를 가로지르는 구름다리를 건너서 산책길을 따라 수련단지와 연꽃 단지로 이어진다. 연꽃보다 개화 시기가 조금 더 빠른 수련부터 만났다. 수련단지에는 붉은색과 분홍색, 하얀색까지 3가지 색상으로 활짝 피어 있다. 지금이 최절정인 듯 화사한 꽃대를 올린 형형색색의 수련은 맑은 여름 하늘 아래에서 여름의 주인인 듯 한껏 자태를 뽐낸다. 물을 정화해주는 특별한 기능을 가진 꽃. 이른 아침에 꽃을 피우고 늦은 저녁이면 오므리는 꽃이다.

연밭을 지나 저수지에 다다랐다. 농업용수개발사업의 하나로 조성한 대규모 저수지로 총 면적이 135만3,000㎡이고, 만수면적은 114.4ha, 유역면적은 3,655ha, 수혜면적은 1,080ha, 총 저수량은 879만t이다. 진천군, 증평군, 음성군 등 3개 군이 접해 있고 농어촌공사 괴산지사에서 관리하고 있다.

막상 도착하고 보니 쓰레기가 너무 많아 기분을 상하게 한다. 웬만하면 수거를 하고 낚시를 시작하는 성격인데 원체 많은 양으로 나 혼자의 힘으로는 감당키 어려울 지경이라 그냥 비집고 앉을 수밖에 없었다. 한때는 개인이 임대하여 유료 낚시터로 전환하고 관리를 하여 청결을 유지하였으나 무슨 이유인지 폐장된 지 오래다.

가뭄과 폭우의 피해를 막고자 중부 3군에 농업용수 등으로 활용되는 저수지로 현재 캠핑장, 약초체험 경관산책로, 둘레길, 야동제 등 조성사업이 한창이기도 하다. 원남지는 증평군 도안면 연촌리, 진천군 초평면 신통리, 음성군 원남면 조촌리 등 3개 자치단체가 접해있는 저수지이지만 이 저수지의 담수(湛水) 용도인 농업용수의 관리는 자치단체별로 제각각이다.

음성군은 원남지 수변에 지난 2012년 조성사업을 마친 원남지구 농업농촌테마공원과 조촌마을 권역단위 종합정비사업을 진행 중이다. 권역단위 종합정비사업을 모두 마치면 기존의 오토캠핑장 19면에 캠핑면 40면이 추가되고, 이곳에 관광객을 유인할 수 있는 약초체험 경관산책로, 둘레길, 야동제 등 다양한 조성사업으로 관광객들이 많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저수지 상류에 속하는 음성군은 관광객을 유인하는 각종 시설을 조성하고 있는 반면 증평군은 낚시금지구역으로 단속하고 있지만, 진천군과 음성군은 낚시를 제한하지 않고 있다. 수자원이 부족한 증평군은 농업용수로 사용하는 저수지의 수질오염을 막기 위해 낚시 금지구역으로 지정했을 것이다. 같은 저수지를 두고 수질관리를 위해 낚시를 할 수 없다고 말하는 자치단체가 있는가 하면, 낚시를 금지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자치단체가 있다. 내 땅에다 내가 개발하거나 낚시를 허용하는 것에 대하여 이론이 있을 수 있을까만 삼봉이 홍수 때 삼봉산이 떠내려와 단양의 도담삼봉이 된 후 단양에서 정선군에 세금을 내라고 한 것과, 이항복의 집에서 자라던 감나무 가지가 자신의 집으로 휘어지자 권율은 자기 집 소유라면서 그 감을 따 먹자 이항복이 권율의 방문에 주먹을 찔러 넣고 “그럼 이 주먹은 누구 것이냐”고 추궁했던 이야기가 비교된다.

내 땅은 내 땅이건만 원남저수지는 현재 괴산 농어촌공사에서 관리를 맡고 있는데, 원남저수지는 글램핑 캠핑장을 조성하면 홍수 조절 기능이 어렵다며 반대 의사를 내비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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