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의 변명행정 충북도의회가 나서라
충북도의 변명행정 충북도의회가 나서라
  • 임성재 칼럼니스트
  • 승인 2018.08.02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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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논단
임성재 칼럼니스트
임성재 칼럼니스트

 

엊그제 최악의 폭염을 식혀주는 소식이 들렸다. 청주시의회 초선의원 5명이 `소규모주민숙원사업비' 거부 성명을 발표한 것이다. 소규모주민숙원사업비는 의원재량사업비에 대한 감사원의 지적과 행정안전부의 폐지 권고가 있자 눈 가리고 야옹하는 식으로 이름만 바꾼 의원재량사업비다.

이들은 성명에서 그 필요성은 인정하나 주민참여예산제도를 도입하여 사업결정 과정에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야 하며, 이를 위해 청주시의회가 적극적인 토론과정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참으로 옳은 말이다. 그동안 `선심성 예산', `쌈짓돈 예산'으로 비판받던 의원재량사업비를 거부한다는 이 말을 듣는데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 청주시의회는 이들의 주장을 수용해야 할 것이다.

청주시의원들이 의원재량사업비를 거부하는 사이에 충북도의원들도 할 일이 생겼다. 지난 7월말, 환경부는 `2016년도 화학물질 배출량조사'를 발표했다. 그런데 이 발표에 대해 충북도가 발끈하고 나섰다. 그 내용인즉 환경부 발표에서 충북이 발암성물질 배출량 전국 1위로 나왔는데 그것이 잘못됐다는 얘기다. 충북도의 해명에 의하면 환경부가 발암물질 3단계를 구분하지 않아 충북이 전국 1위로 나왔지 위험도가 높은 1그룹(발암확인 물질)과 2A그룹(발암추정 물질)만을 놓고 보면 전국 최저수준이라는 것이다.

충북도의 해명 아닌 해명을 보면서 충북도민이라는 사실이 참담하다. 충북도는 환경부가 발표한 `2016년 화학물질 배출량조사'의 본질은 외면한 채 충북도의 변명거리 하나를 찾아 언론 플레이를 한 것에 불과하다.

이번 조사는 환경부가 전국 3,732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발암물질을 포함한 화학물질의 총 배출량을 조사하여 발표한 것이다. 전체 화학물질조사에서는 충북이 9.1%의 점유율로 경기, 경남, 울산에 이어 전국 4위를 차지했다. 환경부는 이 조사결과에 대해 해설을 곁들였다. 경기도는 전체 조사대상 업체의 24.8%를 차지해 상대적으로 배출량이 많았고, 경남도는 강선 건조업, 울산시는 대규모 산업단지 등에서 배출량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충북도에 대한 해명은 없었다.

이것으로 충북은 변명의 여지없이 사업장 수나 규모에 비해 유해한 화학물질의 배출이 월등히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감독기관인 충북도가 기업유치에만 매달렸지 환경이나 주민의 건강과 안전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충북도가 발끈한 발암물질 배출현황도 조금만 살펴보면 충북도의 주장이 터무니없는 변명에 불과하다는 것이 드러난다. 아니 도민의 생존권은 아예 안중에 없는 행정이라는 해도 할 말이 없을 정도다.

전체 유해화학물질 배출은 전국 4위, 그중에서 발암물질 배출량은 1,760톤으로 경남, 울산, 경기도를 제치고 단연 1위다. 충북도는 발암물질 기준을 구분하지 않았다고 발끈했는데, 충북도의 말대로라면 2B그룹(발암가능물질)은 충북이 월등히 많지만 안전하고 무해하다는 주장을 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

그리고 이 조사에서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 있다. 발암성물질의 취급량 대비 발생량인데, 충북은 72천 톤 취급에 1.76천 톤 발생, 2위인 경남은 552천 톤 취급에 1.42천 톤 발생, 3위인 울산은 15,210천 톤 취급에 1.38천 톤 발생, 경기도는 415천 톤 취급에 0.82천 톤이 발생했다. 충북보다 200배가 넘게 사용하는 울산의 발생량보다 더 많다는 것이다.

가장 적게 취급하는 충북도에서 가장 많은 발암물질을 배출한다는 것은 누가 뭐라 해도 행정의 무능이며, 도민 건강에 대한 무관심이다. 그러니 집행부 행정을 감시하고 견제할 의무가 있는 충북도의회가 나서야 한다. 특별위원회라도 구성해서 도민의 건강보호를 위해 이런 사실을 낱낱이 밝히고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같은 당 도지사라고 어물쩍 넘기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 충청타임즈를 비롯한 일부 지역 언론이 환경부의 발표를 크게 보도하긴 했지만 다른 지역 언론들도 충북도의 자료만 받아쓰지 말고 환경부의 발표를 분석하고 취재하여 도민을 위한 보도에 나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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