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댐 수위 2m 낮추자 60년만에 모습 드러낸 펄
괴산댐 수위 2m 낮추자 60년만에 모습 드러낸 펄
  • 심영선 기자
  • 승인 2018.07.0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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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수력발전소 폭우 대비 수문 개방
멸종 위기종 확인·수몰마을 입구 드러나
선박운항 중단 … 비학봉 영농조합 항의도
(위부터) 유람선, 병풍바위, 귀 이빨대칭이 조개
(위부터) 유람선, 병풍바위, 귀 이빨대칭이 조개

 

괴산군 칠성면 괴산호 펄(바닥)이 1957년 댐 준공 이후 60년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수력원자력 괴산수력발전소가 올 여름철 폭우에 대비해 지난달 25일 오후 3시~10시 사이 수문을 열면서 26일 오전 9시까지 초당 12톤의 물을 하류로 방류했다.

이로인해 132.18m이던 댐 수위는 130.35m로 2m정도 낮아졌고 저수율도 51.4%에서 33.6%까지 떨어졌다.

괴산댐의 저수용량은 1532만톤이고 수위가 낮아지면서 발전도 중지했다. 수위가 131.65m 이상일 때 발전할 수 있다.

수문을 개방한 뒤 60년 만에 펄이 드러나며서 악취도 심하게 발생했다.

또 산막이 옛길 선박운항을 관리하는 비학봉 영농조합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수위가 낮아지면서 선박운항이 한때 중단됐기 때문이다.

괴산호 펄에는 조개들이 고사한 채 발견됐고 유람선(비학봉 3호)은 밧줄에 묶인 채 멈춰섰다.

이런 상황에서 비학봉영농조합은 댐 수문을 닫고 수위를 높여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수위가 130m 이하로 낮아지면 유람선을 운항할 수 없다는 이유다.

반대로 상류지역 주민들은 “수위를 128m 이하까지 낮춰야 비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괴산수력발전소 측은 “충북도와 검토 후 이런 조치를 했다”며 “현재로는 방류를 멈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저수량이 떨어지면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알려진 `귀 이빨대칭이 조개'도 펄에서 확인됐다.

이 조개는 강 하류, 저수지 등 수심이 깊고 진흙이 많은 곳에 서식하며 지름이 약 18㎝, 높이 약 13㎝ 크기로 무게는 약 1㎏에 달한다. 한국, 일본, 중국 등에서 자라고 민물조개 중 가장 크고 껍데기는 타원형으로 각정의 좌우에 긴 이빨이 나 있다. 식용으로 이용할 수 있고 껍데기는 진주층으로 각종 공예품을 만들거나 피부병 등 천식을 치료하는 한약재로 쓰인다. 북한에서는 변두조개로 불리며 20~30도 정도의 수온에서 잘 자라며 동식물성 플랑크톤 등 미세한 유기물을 먹는다. 1년에 2번 수정하고 한 마리가 10만~70만개의 알을 낳는다.

또 괴산호를 중심으로 둘러쌓인 연하구곡 중 9곡인 병풍바위도 약 40년 만에 수면위로 떠올랐다. 바위 옆면엔 연하수석 정일건곤(烟霞水石 精一乾坤)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연하동의 제일가는 수석이요, 천지간에 유정유일(惟情惟一)이로다'라는 뜻이며 이곳이 별천지가 따로 없다는 의미다. 왼쪽 하단에는 `연하동문(烟霞洞門)'이라는 한자가 암각 돼있고 이 글은 조선후기 노성도 선생(1819~1893)이 쓴 것으로 알려졌다.

댐 수위가 낮아지면서 그동안 묻혔던 일부 마을 진입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를 확인한 군은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겠다'는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댐 수위가 낮아지면서 드러난 모든 것이 소중한 자료가 될 수 있다”며 “이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돌파구를 찾겠다”고 말했다.

/괴산 심영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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