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함께 행복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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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석영 무심고전인문학회장
  • 승인 2018.06.21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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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 論
방석영 무심고전인문학회장
방석영 무심고전인문학회장

 

비인부전(非人不傳)이란 말이 있다. 사람답지 않으면 전할 수도 없고, 전해서도 안 되고, 전해지지도 않는다는 의미다. 모든 것이 그렇지만, 특히 우리 사회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종교적 가르침이나 진리 및 진실 등을 가르치고 전하며 배우는 일은 더욱더 그렇다. 배우고 듣는 자는 사람다워야 할 뿐만 아니라, 일심의 지극 정성을 다하는 성실한 자세를 견지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제대로 배우고 전해 받을 수 없다. 조금 배우고 전해 들은 것이 있다고 해도 삿되게 오남용 하기 쉽다.

가르치고 전하는 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먼저 사람다워야 한다. 인격과 능력을 갖추지 못한 채, 누군가에게 무엇인가를 가르치고 전달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물론 구구단 같은 단순 지식을 가르치고 전하는 데는 일정한 지식만 있으면 된다. 그러나 도(道)라고 총칭할 수 있는 종교적 진리 및 사회적 진실은 가르치고 전하는 자가 인격적으로 반듯해야만 한다. 바르지 못하다면 그릇된 그 자신에 의해 굴절되고 뒤틀린 지식과 정보를 전달할 뿐, 제대로 전하고 가르치는 일은 불가능하다.

배우고 듣는 사람도 자신의 모든 알음알이와 온갖 주견들을 텅 비워내고 순수한 진심으로 귀를 기울여야 한다. 컵에 담긴 물을 쏟아내야 새 물을 담을 수 있고 혀를 헹군 뒤에야 새 음식을 온전히 맛볼 수 있는 것과 다르지 않다. 색안경을 벗어 던지고, 제대로 배우고 들은 뒤에야 비로소 그 지식과 정보를 세포 하나하나 속에 용해시켜 지행합일의 삶을 누릴 수 있다. 가르치고 전하는 자도 온전한 앎과 진실을 성심을 다해 가르치고 전하되, 그 가르치고 전하는 바에 매몰됨이 없어야 한다. 그래야만 언제든 새로운 진실에 가슴을 열고 귀 기울이며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할 수 있다.

가르치고 배우는 것과 관련, 비기인물교(非其人勿敎) 비기진물수(非其眞勿授)라는 말도 있다. 그 사람됨이 올바르지 않으면 가르치지 않으며, 그 가르치고자 하는 바가 진실이 아니면 가르치고 전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다. `비인부전(非人不傳)' 및 `비기인물교(非其人勿敎) 비기진물수(非其眞勿授)'란 이 짧은 세 마디 말만으로도 우리 사회의 정신적 지주 역할 자처하고 있는 종교들이 나가야 할 방향을 알 수 있다. 또한 다양한 지식을 가르치고 있는 각종 교육기관 및 온갖 정보를 전달하는 언론매체들이 반드시 갖춰야 할 최소한의 필요충분조건이 무엇인가도 분명해진다.

올바른 지식과 정보를 토대로 `아는 것은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하는 바른 앎'과 `옳은 것은 옳다고 하고 그른 것은 그르다고 하는 올곧음'만이 우리 사회의 온갖 적폐를 청산할 수 있다. 제대로 된 지식을 가르치고 배우며, 제대로 된 정보를 전달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가 돼야만, 사회 구성원들 각자 각자가 자신이 해야 할 일과 그 일의 선후(先後) 및 시종(始終)을 제대로 알 수 있다.

자신이 서 있는 자리에서 맡은 바 책임과 역할을 다 하는 세상, 우산(雨傘)은 우산의 역할을 다하고 양산(陽傘)은 양산의 역할을 다하면서도 서로 간의 우열을 다투거나 비난하고 비방하는 일 없이 물처럼 하나 되어 흐르는 세상, 모두가 홍익인간(弘益人間)하며 생생(相生)하는 새 세상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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