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의 아름다움이 가득한 주페의 ‘시인과 농부’ 서곡
전원의 아름다움이 가득한 주페의 ‘시인과 농부’ 서곡
  • 이현호 청주대성초 교장
  • 승인 2018.06.06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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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산책
이현호 청주대성초 교장
이현호 청주대성초 교장

 

바라보이는 산들과 너른 들판이 온 세상과 함께 푸르름이 한층 더해지는 아름다운 초여름의 날이다.

아름다운 전원 속에서 시와 농사를 지으며 즐겁게 일하는 시인과 농부의 모습을 노래한 주페의`시인과 농부'서곡이 너무 잘 어울리는 아름다운 녹색의 계절이다.

마침 필자가 속해 있는 청주콘서트 윈드오케스트라가 하반기 정기연주회를 대비해 열심히 연습하는 곡이라 글로 소개해 보고자 한다.

서곡(Overture)이란 오페라, 발레, 극 등의 막이 오르기 전에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곡으로 고전파 이전에는 프랑스 서곡과 이탈리아 서곡이 있었는데, 고전파에서는 이탈리아 서곡으로부터 발전해 소나타 형식을 채용하기도 하였다. 낭만파 시대에 이르러서는 서곡이 기악적인 소나타 형식을 탈피하여 자유로운 전주곡으로 변화하기도 했다.

`시인과 농부'는 오스트리아가 낳은 작곡가 주페의 오페레타이나 지금은 거의 유실되고 이 서곡만 남아 많이 연주되고 있다. 주페의 오페라타 곡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 주페는 요한 슈트라우스 2세와 더불어 19세기 비엔나에서 대중적인 사랑을 받은 작곡가다. 19세기말 비엔나의 인기 작곡가들의 음악이 그러했듯 주페의 음악 역시 왈츠에 바탕을 두고 있어 매우 경쾌하다.

오늘날 주페가 남긴 오페레타가 상연되는 일은 거의 없지만 `시인과 농부', `경기병 서곡'만큼은 널리 연주되고 있다. 칼 엘머의 대본으로 1864년에 작곡되어 같은 해 6월 빈에서 초연된 오페라타이다. 현재에는 서곡만 연주되는데 각종 악기용의 편곡만도 59종이 넘는다. 전 3막 구성의 이 오페레타는 비엔나에 있는 안 데어 빈 극장에서 그해 8월 24일에 초연되었다.

당시 주페는 그 극장의 지휘자로 일하고 있었다. 서곡의 도입부는 금관악기의 연주로 시작한다.

찬송가 같은 느낌의 선율은 처음엔 고요하게 연주되지만 후반에는 `강하게 연주하라'는 뜻의 `포르테'가 무려 세 개나 되는 큰 소리로 힘찬 팡파르처럼 연주된다. 곧이어 오케스트라의 수석 첼리스트가 대단히 아름답고 서정적인 선율을 하프와 목관악기의 반주에 맞추어 연주하는데, 아마도 첼로 솔로 부분이야말로 이 서곡에서 가장 돋보이는 아름다운 순간일 것이다.

이윽고 템포가 빠르게 바뀐 후 현악기가 마치 폭풍이 몰려오듯 강렬한 연주를 시작하면 전체 오케스트라가 이에 답하여 힘찬 연주를 들려준다. 이 부분의 음악은 로시니의 `윌리엄 텔 서곡'의 폭풍 장면을 연상시키며 부정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하지만 어느새 긍정적이고 활기찬 음악으로 이어지고 경쾌한 왈츠가 뒤따른다. 종결부에선 다시 활기차고 경쾌한 음악이 들려오면서 서곡을 활기차게 마무리한다.

시인과 농부를 감상하면 금관악기의 우렁찬 소리는 농부의 농사짓는 소리가 들리고 목관악기의 선율은 마치 시인의 서정적인 시를 감상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시를 쓰고 유기농을 키우며 사는 삶을 그려 본다. 오늘도 집시맨과 자연 속에서 마음의 풍요를 누리며 사는 자연인을 꿈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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