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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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성재 칼럼니스트
  • 승인 2018.05.31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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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논단
임성재 칼럼니스트
임성재 칼럼니스트

 

6월의 첫날이다. 6월은 우리에게 특별한 달이다. 우리 민족사에 가슴 아픈 한국전쟁이 일어난 달이고,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선현들을 기리는 달이며, 민중의 힘으로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한 6·10민중항쟁을 기념하는 달이다. 올해의 6월이 더욱 특별한 것은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있고, 세계사의 한 사건으로 기록될 북미정상회담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해마다 5월을 보내는 아쉬움은 컸었다. 연록색의 나뭇잎이 짙푸른 녹색으로 변해가면서 날이 더워지는 것이 싫었고, 경건하게 보내야할 것만 같았던 호국보훈의 달 이미지도 조금은 부담이 되었다. 그런데 올해는 줄타기 곡예를 보는 것보다 더 아슬아슬하게 진행되는 북미정상회담을 보기위해 어서 빨리 6월이 오기를 기다렸다.

예정대로라면 6월 12일에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고, 바로 다음날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 1년의 성과를 가늠해 볼 수 있는 6·13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지는 이렇게 가슴 벅차고 기대되는 6월은 당분간 맞이하기 어려울 것이다.

나는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간절히 바란다. 많은 국민들도 바라고 있는 일이다. 남북이 서로 돕고 살아야하는 한민족이라는 것은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입증됐다. 지난 두 보수정권 시절에 꽉 막혀있던 남북의 물꼬를 단박에 튼 것으로 이것은 이념과 세대를 뛰어넘는 국민의 염원이 되었다. 그런데 이 염원을 이루기 위해서는 북한 핵 폐기에 대한 북미간의 합의가 전제되어야 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북한과 미국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실무접촉과 고위급회담을 진행해가는 과정은 첩보영화에서나 봄직한 긴장감이 감돈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두 나라가 보여주는 치열한 샅바싸움은 이러다가 정상회담이 무산되는 것은 아닌가하는 조바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하지만 남북화해와 협력이라는 민족의 염원을 이루고자하는 우리 정부가 이 회담을 성사시키는데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잘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북미정상회담이 끝난 다음날,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진다. 이번 지방선거는 촛불혁명으로 정권을 바꾼 국민들이 적폐정권을 만들고 그 정권에 빌붙어 국정을 농단해 온 정당을 심판하는 선거가 되어야 한다. 또한 보수와 진보정당을 가리지 않고 공인으로서의 책무를 잊은 채 자신들의 기득권만을 지키려는 후보자를 심판하는 선거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이번에 선출되는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은 지방정치를 살려내고 진정한 지방분권시대의 초석을 놓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인물들이 선출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하자 흑색선전과 고소고발이 난무한다. 이번 지방선거가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라는 큰 이슈에 가려져 있다 하더라도 도지사부터 기초의원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정책을 드러내기보다는 상대방을 깎아 내리는 비방과 흑색선전에 치중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점은 큰 문제다. 국민의 힘으로 정권 바꿔내고 처음 치루는 선거인만큼 아직도 생생하게 살아있는 촛불정신의 감동을 살려내는 선거가 되기 위해 후보자와 유권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으로 핵무기 없는 한반도를 만들고, 한반도에서 영원한 평화를 보장하는 종전선언을 이뤄내고, 남과 북이 경제협력과 민간교류를 통해 서로 잘 사는 나라의 기틀을 다지는 6월이 되었으면 좋겠다.

또한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통해 올바른 일꾼들을 뽑아 진정한 지방분권의 시대로 나아가는 초석을 다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이렇게 벅찬 6월의 첫 아침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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