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봄날은 지금입니다
내 인생의 봄날은 지금입니다
  • 이수경<충청대 패션디자인과 교수 · 이미지소통전략
  • 승인 2018.04.11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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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산책
▲ 이수경

알록달록한 빛깔로 물드는 요즘. 꽃이 만개하고 향기를 내뿜으며 사람들의 발길, 손길을 사로잡는 것을 시샘이라도 하듯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고, 움츠러드는 몸짓처럼 흩날리다 떨어지며 언제 화사한 계절이 있었냐는 듯 앙상한 가지를 드리우는 봄날의 몸짓은, 어찌도 우리네 인생사와 닮아있는지….

이렇게 꽃잎이 휘날리는 계절이면 엿가위를 치며 골목을 누비던 엿장수의 리어카에 담겨 있던 색색의 가루를 떠올리며 엿 바꾸어 먹던 어린 시절을 기억하며 웃음 짓는 이가 있고, 생사를 오가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무사귀환을 바라며 온 마음으로 매단 노란 손수건과 노란 리본을 떠올리는 이도 있듯이 색깔은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라도 흥얼거리던 CM송처럼 우리네 일상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함에 틀림없다.

인간은 오감 즉 시각, 미각, 촉각, 청각, 후각을 통해 정보를 전달받기도 하고 전달하기도 한다. 그 중 가장 신속하게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시각이며, 시각 가운데서도 색이 담당하는 역할은 크다. 그런데 색에 의한 감각은 다른 감각과도 연관되어 색을 보고 맛과 냄새를 느끼며 소리와 촉감도 동시에 느낀다.

이렇듯 어떤 색을 보고 떠올리는 생각이나 이미지는 연상과 관계가 깊으며, 개인에 따라 서로 다르지만, 이는 색을 관찰하는 사람의 경험과 지식 등에 영향을 받으며 그것을 보는 사람의 민족성이나 나이, 성별, 개인의 성격, 직업, 시대에 따라 다르다.

우리가 무엇에 대해 느끼는 이미지는 뇌 중추의 흥분에 의해서 일어나는 심리적 현상이며 과거의 경험이 자유롭게 다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이미지와 연상을 구별하여 말하기 어려운데 색의 상징성은 사회적 규범의 측면을 갖고 상징성이 강하면 인상이 강하게 부각되어 시각적 전달의 기능이 신속하게 이루어지기도 한다.

색에는 여러 의미와 상징이 있음에 현대의 문화는 `색깔문화'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에는 각 기업체나 기관들이 자신들의 독특한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CI 작업에 두는 비중이 높아지고, 개인도 퍼스널 컬러를 기준으로 호감 가는 이미지를 만드는 작업에 컬러를 주체로 사용한다. 뿐만 아니라 색은 사람의 감정, 성격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치료의 효과도 있기 때문에 정서·행동 치료에 있어서 색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위축되어 있는 사람에게는 밝은 색, 난색 계열의 옷을 입힘으로써 행동에 활력소를 일으켜주고 반대로 과잉행동 주의력 결핍이 있는 사람에게는 한색계열의 옷을 입힘으로써 정서적으로 차분한 기분을 이끌어 주기도 하는 것을 그 예로 볼 수 있다.

원래 세상엔 덥거나 춥거나 하는 여름과 겨울뿐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자연스레 계절을 맞이하고 넘기려다 보니 과도기가 필요했는데, 그래서 누구나 기다리고 좋아하는 따뜻하고 화사한 계절인 봄을 환절기라고도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꽃이 언제 피고 지는지도 모를 정도로 바쁘게 달려가는 일상에서, 잠깐 숨 돌리는 사이 사라져버리고 마는, 눈이 부셔 쉬이 잊히지 않는 봄날의 짧은 추억과 같은 벚꽃처럼 계절은 늘 같은 시기에 반복 돼도, 우리네 인생의 꽃 피는 시기는 정해지지 않겠지만, 아직도 추위에 떨며, 봄에 대한 설렘 조차도 무뎌진 내 인생에도 봄처럼 따뜻하고 꽃처럼 화려한 순간들이 분명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언제 기억하든 추억의 색깔을 아름답게 물들일 수 있는 내 인생의 봄날은 바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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