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아름다운 봄날은 멘델스존의 ‘봄의 노래’를
벚꽃이 아름다운 봄날은 멘델스존의 ‘봄의 노래’를
  • 이현호<청주 대성초 교장>
  • 승인 2018.04.04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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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산책
▲ 이현호

봄봄봄봄 봄이 왔어요. 봄이 왔어요. 생동감이 넘치는 봄 노래가 입에서 절로 나오는 생동감 넘치는 봄, 봄날이다. 학교 잔디 운동장에서는 새싹이 파릇파릇 돋기 시작하고 아이들은 더욱 신나게 운동장을 뛰어다닌다. 말 그대로 만물이 소생하고 보리밭 위로 종달새가 오르락거리는 봄이다.

봄이 시작되면 봄 노래들이 무수히도 많이들 나온다. 지루하고 추운 겨울이 지나고 맞이하는 계절이라 그런지 봄을 주제로 많은 작곡가가 봄을 노래했다. 대표적인 곡이 비발디의 봄이겠지만 소품으로 듣는 멘델스존의 `봄의 노래'는 더욱 생기가 넘치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곡이다. 마치 여러 마리의 새들과 나비들이 봄 하늘과 들판을 오르락거리며 찬란한 봄을 노래하는 것 같다.

1809년 함부르크에서 부유한 유태계 은행가의 아들로 태어난 멘델스존은 행복한 생활을 평생 영위한 만큼 품위가 있고 명쾌한 작품들을 썼다. 그의 작품들은 바흐와 헨델, 베토벤의 감화를 강하게 받았으면서도 자신만의 진가를 잃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베토벤, 모차르트, 슈베르트의 음악을 찾아내 세상에 공개한 공로자이기도 하다. 실제로 멘델스존에 의해 사람들에게 알려진 명곡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또한 멘델스존은 49곡의 무언가를 작곡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무언가'란 가사 없이 어떤 사물과 기분을 표현하는 음악인데, 사물을 표현하는데 음의 소재만으로도 충분히 표현할 수 있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창작되는`무언가'들은 웬만한 상상력과 감수성이 없이는 만들어지기 힘든 곡들이다.

멘델스존의 무언가 에서도 가장 유명한 곡인 `봄의 노래'는 작품 62의 6번째 곡으로 A장조의 곡이다. 알레그레토 그라지오소의 속도와 2/4박자의 구성으로 원래 피아노곡이지만 바이올린 등 다른 악기로도 편곡돼 많이 연주되고 있다. 개인적으론 딸이 플루트를 전공해서 그런지 플루트 소리로 듣는 `봄의 노래'는 종달새의 지저귐으로 아름답게 느껴진다. 흐르는 듯한 낭만적인 선율이 유쾌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이 곡에서 멘델스존은 단순한 선율 속에서도 다양한 연주 방식으로 그의 음악적인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사실 `봄의 노래'라는 제목은 멘델스존이 붙인 것이 아니라 후세 사람들이 붙인 것이지만 이 곡은 봄의 정취를 그대로 표현했다. 마치 봄의 들판에서 나비들이 날아다니는 모습이 보이는 듯한 곡상으로 그 멘델스존 특유의 낭만적인 선율미는 일품이다. 소품곡이긴 하지만 봄의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다. 이 곡에서 봄의 생동력을 온몸에 전해 받고 있노라면 향긋한 봄의 꽃에서 풍겨나오는 내음이 코를 스쳐 지나가는 듯한 느낌도 경험할 수 있다. 꾸밈음이 교묘하게 사용되어 마치 동면에서 깨어난 봄의 환희를 온몸으로 감지하는 동물의 모습이 눈에 선하게 그려지기도 한다. 얼음이 녹는 시냇가에서 물이 졸졸 흐르는 듯 유연한 가락들은 황홀함을 느끼게 하면서 봄이 언제까지나 지속할 것만 같은 느낌을 우리에게 던져 준다. 글을 쓰는 이 시간에는 트럼펫 솔로와 Daniel Barenboim의 피아노 반주로 `봄의 노래'를 들으며 금빛 소리의 봄 향기를 맡아 본다. 정말 눈부시게 화려하고 아름다운 봄날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봄을 `봄의 노래'로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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