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과 밤
봄과 밤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8.03.28 1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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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의 시 읽는 세장

오 규 원

 

어젯밤 어둠이 울타리 밑에
제비꽃 하나 더 만들어
매달아 놓았네
제비꽃 밑에 제비꽃의 그늘도
하나 붙여놓았네



# 꽃샘추위가 물러난 자리마다 오색 물감을 찍어 놓은 듯 봄꽃이 와서 박혔습니다. 산수유 노랗게 퍼져나가고, 하얀 솜뭉치 허공에 매단듯한 목련꽃은 아련합니다.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올 때 핀다는 제비꽃도 땅속 어둠을 뚫고 나지막하게 꽃대를 밀어올립니다. 화사한 꽃잎 뒤로 제 그늘 하나씩 드리운 채 햇볕 바라기에 나서는 여린 생명들. 그늘이 있기에 더 빛나는 꽃빛이 별처럼 빛나는 3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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