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벼랑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7.12.13 20: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타임즈의 시 읽는 세상

 

 

 

 

 

 

 

정 일 근

벼랑은 더 내려갈 수 없을 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벼랑은 더 오를 수 없을 때 나타난다
삶은 썩은 생선 내장 같은 바닥을 칠 때
더 이상 내려갈 곳 없어 죽어야겠다고 결심할 때
아직 당신은 벼랑을 보지 못했다
벼랑은 피해 가는 벽 아니다
벼랑은 죽기 살기로 매달리는 벽이다
벼랑은 오르지 못하는 사람의 것 아니다
벼랑은 벼랑에서 떨어져 본 사람의 것이다
당신이 벼랑에 서본 적이 있다고 말할 때
그곳에서부터 한없이 추락하여야만 만날 수 있는
당신의 진짜 벼랑이 있다

# 날씨가 추워질수록 가는 길도 좁아지는 느낌입니다. 삼포 세대니 사포 세대니 하는 말조차 익숙해진 것을 보면 녹록지 않은 현실과 마주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인 듯합니다. 벼랑처럼 다가오는 절망의 시간들. 그 벼랑마저 피하지 않고 견뎌낼 때 길은 한 계단 높은 곳에서 희망으로 생겨남을 믿어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