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 혹은 인제
영월 혹은 인제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7.11.29 2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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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의 시 읽는 세상

 

 

 

 

 

 

 

이 현 승

 

아픈 마음엔 풍경만 한 것이 없어라.
안팎으로 찢어진 것이 풍경이리라.

다친 마음이 응시하는 상처
갈래갈래 갈라져 나간 산의 등허리를 보는 마음은
찢긴 물줄기가 다시 합쳐지는 것을 보는 무연함이라네.
거기, 어떤 헐떡임도 재우고 다독이는 힘이 있어
산은 바다는 계곡과 별들은 저기 있네.

크레바스 사이로 빨려 들어간 산사람처럼
상처 속의 상처만이 가만히 잦아드네.

찢긴 풍경에겐 상처 입은 마음만 한 것이 없어라.
외로운 사람의 말동무 같네 저 상처.

# 굽이굽이 돌아앉은 산의 풍경에서 갈래갈래 갈라진 아픈 마음을 봅니다. 산과 산의 장벽에 찢긴 물줄기가 먼 길을 휘돌아와 다시 하나가 되는 풍경에서 만남과 이별의 무연함을 읽습니다. 경계의 이쪽과 저쪽도 종이 한 장의 두께로 갈라집니다. 상처는 상처로 치유된다는 말처럼 상처를 품은 자연 풍경에서 아픈 마음도 위로를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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