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룩시장에서 찾은 명화
벼룩시장에서 찾은 명화
  • 강석범<한국교원대부설고 교사>
  • 승인 2017.11.01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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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산책
▲ Salvatot Mundi, 레오나르도 다 빈치.
▲ 강석범<한국교원대부설고 교사>

지난 주말 서울 출장길에 이태원 거리를 지나갈 일이 있었습니다. 마침 `이태원 앤틱 & 빈티지 페스티벌'이란 플래카드가 거리에 붙어 있었고, 인도까지 꽉 차게 늘어선 각종 소규모 노점상 종류와 북적거리는 인파에 깜짝 놀랐습니다.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들도 많아 배경으로 사진 한 장 찍어두면, 해외여행 중 어느 소도시의 `벼룩시장'이라 해도 충분히 믿을 만했습니다.

`앤틱 & 빈티지 페스티벌'이라고는 했지만,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잡다한 물건이 진열돼 있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다른 사람이 쓰던 물건을 사서 쓰는 정서가 일반화되지 못해 흔히들 말하는 `벼룩시장'의 붐이 일어나지 못했지만, 서양에서는 일찍부터 자기 집에서 쓰던 물건을 자기 집 앞에 모아놓고 팔기도 하는 등, 서로 물건을 사고파는 장터가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생활 잡화는 물론 다락방에서 먼지가 쌓여 있던 허접한 그림까지 내다 파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가끔은 예기치 않게 이런 곳에서 세계적인 미술가의 진품 작품이 거래되기도 합니다. 물론 그림을 파는 사람도 구입하는 사람도 실제 그림의 진품 여부는 당연히 모르고 거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월이 흘러 전문가에 의해 유명화가의 진품으로 판명되면서 가격은 물론 작품구입경로까지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곤 합니다.

최근에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살바토르 문디'작품이 화제입니다. 작품은 레오나르도의 제자 지오반니 안토니오 볼트라피오가 그린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2011년 가을 런던 내셔널 갤러리에서 개최된 전시 `밀라노의 궁정화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전을 통해 레오나르도가 직접 그린 진품으로 천명되었습니다. `구세주'라는 뜻의 `살바토르 문디'는 다빈치가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15개 남짓의 그림 가운데 개인이 소장한 유일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1958년 경매에서 단돈 45파운드(약 6만7000원)에 팔렸던 그림 `살바토르 문디'는 오는 15일 미국 뉴욕 크리스티에서 경매에 붙여질 예정이며. 예상 낙찰가는 1억 달러(약 1135억원)라고 합니다.

실제 경매시장 외에 `벼룩시장'에서도 세계적 거장의 명화를 발견한 예도 있습니다. 이탈리아의 한 미술 애호가가 몇 년 전 프랑스 남부 아를르市의 한 벼룩시장에서 단돈 4백프랑(한화5만6000여원)에 샀던 6점의 풍경화가 19세기 후기 인상파 화가인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으로 판명됐고, 또 10여 년 전 프랑스 서부 벼룩시장에서 1500유로, 우리 돈으로 약 210만원에 구입된 농촌풍경 유화작품도, 고흐의 진품으로 확인돼 경매에서 수십억 원을 호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프랑스의 미술 전문가가 밝혔습니다. 이 외에도 유명 미술가들의 작품이 우연히 거리의 벼룩시장이나 경매시장에서 발견된 사례는 가끔 국제뉴스를 통해 보고되기도 합니다. 해외여행 일정에서 혹시 어느 소도시 벼룩시장을 방문하게 된다면 두 눈 크게 뜨고 꼼꼼하게 물건을 살펴볼 이유가 생겼지요? 엄청난 행운이 이 글을 읽는 독자에게 올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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