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네(Claude Monet)를 만나다
모네(Claude Monet)를 만나다
  • 강석범<한국교원학교부설고 교사>
  • 승인 2017.09.13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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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산책
▲ 강석범<한국교원학교부설고 교사>

오늘날 미술 활동에 직접 관계하고 있거나 또는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이더라도 `인상주의'또는 `모네'라는 이름은 익숙한 하나의 `고유명사'로 다가올 것입니다. 필자는 미술 교과 현직 교사로 학생들의 미술감상 수업을 작품 슬라이드나 미술관련 동영상을 통해 실시하기도 합니다. 요즘은 다양한 미술감상 자료가 제시돼 감상수업이 한결 수월한데 그중에서도 `모네-impressionism'라는 감상용 자료는 학생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사실에 근거한 영화로 제작돼 있습니다.

영화에는 우리가 잘 아는 모네를 비롯해 마네, 모네, 드가, 르느와르, 고호, 고갱, 세잔 등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미술가들이 나옵니다. 재미있는 것은 철저한 고증에 의해 당시 정치적 문화적 배경과 등장 소품, 심지어 모네를 비롯한 등장인물들까지 현실감 있게 실제와 가깝게 고증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주인공 모네는 화면을 통해 볼 때 미술사에 등장하는 실제 모네 사진과 거의 완벽할 정도로 분장돼 영화에 생생한 실재감을 주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2년 전 필자는 작품 전시회 관계로 프랑스 옹페르(HONFLEUR)에 약 2주간의 일정으로 방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항구도시인 동시에 예술의 도시이기도 한 `HONFLEUR'는 오래된 건물들과 좁다란 골목길에 자리 잡은 각종 갤러리와 기념품을 파는 가게들로 꽉 차있습니다. 오픈식 날에는 전시기획 매니지먼트사의 기획대로 미술관련 기자, 미술가, 화랑관계자들이 많이 와서 성황리에 진행되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유독 제 작품에 관심을 갖고 유심히 바라보는 노신사를 만났습니다. 희고 긴 수염에 모자를 푹 눌러쓰고, 파이프 담배를 물고 있는 모습에서 굉장한 카리스마를 느꼈습니다. `모네'모습과 너무 닮았다고 말하니, 실제 인상주의와 모네에 관한 영화를 15년 전에 찍었던 적이 있으며, 별명이 `모네'인 서양화가 `Valdet'(1960~ 현재)라고 말했습니다. 나는 작품 감상용 영화를 떠올리면서 설마 하는 마음으로 그 영화를 물었더니, 자신이 그 영화주인공이라고 말했습니다. 와우~ 정말 신기하고 반가웠습니다. 사실 그분은 보기보다 나이가 그리 많지는 않은데, 모네 영화를 찍으려고 수염도 기르고 모네와 비슷한 분위기를 내다보니 주변에서도 현실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그분은 원래 서양화가이며 그 지방에서는 꽤 유명한 작가로 활동하는 분이었습니다. 한국과도 인연이 있어 우리나라에서도 개인전을 개최하기도 했고, 대한민국에 대한 좋은 인상과 호기심을 많이 갖고 계셨습니다. 대학에서 서양화와 동시에 연기공부도 했던 이유가 인상주의 영화에 출연해 모네를 연기하게 된 계기로 이어졌고 실제 그 영화 이후에 현실에서도 더 유명한 작가가 되기도 했답니다. 이 조그만 인연으로 나는 그분의 작업실에 초대받아 차를 마시며 서로 작품에 관한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평소 모네를 좋아해 대학원에서도 모네 관련 논문을 쓰기도 했던 필자는 영화 속에서의 모네를 2016년 현실에서 마주하고 내가 마치 인상주의시대 모네를 마주한듯한 여운에 한동안 설렜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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